(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히샤를리송이 부진했던 시간을 이겨내고 셰필드전 동점골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가운데, 그의 반등에는 주장 손흥민의 도움도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8일(한국시간) "심리적 도움을 원했던 히샤를리송이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라고 보도했다.
히샤를리송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토트넘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35분 교체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팀의 극적인 동점골을 안겼다. 히샤를리송의 동점골 이후 곧바로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역전골이 터진 토트넘은 2-1로 셰필드를 꺾고 리그 4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여름 에버턴에서 6000만 파운드(약 985억원)라는 거액에 영입된 히샤를리송은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에 모든 대회에서 3골 4도움만 기록하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리그에선 27경기에 나왔지만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올 시즌도 해리 케인의 이적으로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받았지만 개막 이후 3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무득점에 그쳤다.
대표팀에서도 부진은 이어졌다. 9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브라질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히샤를리송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1, 2차전인 '볼리비아-페루' 2연전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으나 뚜렷한 활약 없이 벤치로 들어갔다. 경기 도중 벤치에 앉은 그는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페루전이 끝나고 히샤를리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볼리비아전 때 슬펐던 순간은 내가 경기를 잘 못 해서가 아니었다"라며 "내 생각에 볼리비아전에서 나쁜 경기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폭발이었고, 이건 내가 아니라 나와 가까운 사람들 때문에 생긴 통제할 수 없는 일들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난 영국으로 돌아가 심리학자에게 심리적 도움을 요청해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 다음엔 더 강하게 돌아올 거다. 난 내가 다음 브라질 대표팀에도 속할 거라고 믿는다. 난 이를 위해 일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히샤를리송은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지인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지난 5개월 동안 경기장 밖에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라며 "내 돈에만 눈독을 들이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났다. 이제 상황이 정상대로 흘러갈 것이고, 난 토트넘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다시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샤를리송은 A매치 복귀 이후 팀의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이 되는 동점골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데일리메일은 "히샤를리송은 손흥민이 등을 밀어주고, 제임스 매디슨이 안아주는 와중에도 찌푸린 표정이 고정되어 있었다. 다만 그는 힘든 한 주를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셰필드전에서 그가 보여준 동점골은 그의 강점을 상기시켜줬다. 그는 헌식적이고, 의지가 강하며, 공중볼에서 준수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작년 마르세유전 멀티골 이후 다시 한번 가장 영향력 있는 공헌도를 보여주며 자신감을 키울 것이다. 손흥민은 '히샤를리송이 경기 전체를 바꿨다. 그것이 우리가 기다리던 것이다'라고 말했다"라며 히샤를리송의 활약을 주장 손흥민이 치켜세웠다고 강조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BBC 축구 전문가 크룩도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경기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의 득점과 도움이 셰필드전을 바꿨다"라며 히샤를리송은 이주의 팀으로 뽑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히샤를리송의 헤더 동점골 움직임은 매우 훌륭했지만, 토트넘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건 페널티 박스 내에서 쿨루세브스키한테 패스해 득점하게끔 한 그의 이타적인 면모와 능력이었다"라고 칭찬했다.
또 "히샤를리송은 내가 예전에 비판했던 선수다. 난 과거에 그가 어리숙하고 생각했지만, 주중에 조국을 위해 경기를 펼친 그는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 우려가 있는 가운데 클럽으로 돌아와 교체로 출전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이는 히샤를리송의 강인함과 용기에 대해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손흥민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에 대해 언급하며 "히샤를리송이 힘든 시즌,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을 분명히 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매우 행복하다. 아마 히샤를리송보다도 행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팀으로서 필요했고, 그는 정말 좋은 자질을 갖고 있으며, 자신감도 남다르다. 히샤를리송을 위해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큰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라며 히샤를리송의 득점으로 자신이 더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축하는 우리가 가족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히샤를리송은 강한 선수고, 좋은 성격을 갖고 있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다만 힘들 때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나는 항상 그의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그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 경험이나 플레이로 도움을 주려고 했다"라며 도움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히샤를리송을 향한 자신의 마음 외에도, 최근 팀 분위기를 언급하며 "누군가가 뒤처지면, 서로 손을 내밀고, 모두가 기꺼이 그렇게 행동한다. 덕분에 우리는 팀과 선수단으로서 정말 강해졌다. 우리는 정말 가까워지고 있고, 이보다 더 끈끈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끈끈해진 팀 분위기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해당 인터뷰를 접하고 SNS를 통해 "손흥민 당신은 좋은 주장이자, 좋은 친구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팀을 생각한다", "그는 역대 최고의 주장이다", "손흥민은 진정한 리더다"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히샤를리송이 아픔을 이겨내고 반등하며, 손흥민의 인터뷰까지 주목받은 가운데, 두 선수의 올 시즌 활약이 토트넘을 어느 위치까지 끌어 올릴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BBC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