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부상 복귀전을 치르지 않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인 도르트문트와의 경기까지 결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UEFA는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첫날 경기 예상 라인업"이라며 각 경기의 예상 라인업과 결장 선수들에 대한 전망을 공개했다.
F조에 속한 PSG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1차전을 치를 예정이기에, UEFA가 공개한 예상 라인업에는 PSG의 예상 선발 명단과 예상 결장 인원들의 이름도 공개됐다.
UEFA는 PSG가 선발 골키퍼로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세우고, 수비진은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뤼카 에르난데스로 구성할 것이라고 점쳤다. 중원은 마누엘 우가르테, 웨렌 자이레-에메리, 비티냐가 자리하며, 공격진은 우스만 뎀벨레, 랭달 콜로-무아니, 킬리안 음바페가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강인은 선발 대신 결장 예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UEFA는 프레스넬 킴펨베, 누노 멘데스, 마르코 아센시오, 노르디 무키엘레와 함께 이강인은 결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강인의 결장 사유는 부상 부위가 아닌 '결장'으로 표기되어 지난 경기 결장이 이번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기에, 부상 문제가 다시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은 이미 지난 16일 니스전을 앞두고도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며, 부상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에는 팀 훈련에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기에 명단 제외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도르트문트전에서도 예상 선발 명단이 아닌 결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며, PSG에서 경기를 소화하지 않고 항저우로 떠날 가능성도 충분히 생긴 상황이다.
만약 이강인이 도르트문트전에 예상을 깨고 출전하더라도, PSG로서는 충분히 이강인의 부상을 조심할 수밖에 없기에 이강인의 선발 기용 가능성은 떨어질 수 있다.
이강인은 지난 툴루즈전 이후 부상으로 공식전을 소화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PSG는 툴루즈전 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쳤다. 다음 A매치 휴식기가 끝날 때까지 치료받을 예정"이라고 이강인의 부상 상태에 대해 발표했다.
프리시즌 당시 르아브르를 상대로 한 첫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던 이강인은 팬들의 우려를 크게 받았다. 이강인은 2020년 1월 이후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PSG 합류와 동시에 첫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기에, 일부 PSG 팬들은 이강인이 'PSG 부상 저주'에 당한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후 이강인은 전북전에서 부상 복귀를 알리고 리그 1라운드 로리앙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몸 상태에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2라운드 툴루즈전에서 곧바로 다시 부상을 입으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만 이번 부상도 회복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이강인은 당초 A매치 기간 내내 재활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였지만, PSG는 12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PSG 트레이닝"이라는 태그와 함께 이강인의 훈련 복귀 소식을 영상으로 전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이강인은 트레이너와 함께 실내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으며, 이후에는 실외 훈련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패스 훈련 등에 참가하며 부상 이후 처음으로 팀 훈련에 복귀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강인은 지난 7일 PSG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뛸 선수들을 선택했다"면서 공개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스쿼드A에 포함됐다.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019/20 시즌 당시 발렌시아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것에 이어 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해당 명단에는 이번 여름 합류한 셰르 은두르와 이적을 앞둔 마르코 베라티, 위고 에키티케, 세르히오 리코, 레벵 퀴르자와 등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킬리안 음바페는 이름을 올렸다.
PSG 입장에서 이강인의 복귀전을 상대적으로 중요한 도르트문트전으로 미뤘을 확률도 있었다. PSG는 이번 2023/24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같은 조에 이름을 올리며, 조별리그 '죽음의 조'에 합류했기에, 1차전 도르트문트전부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강인은 이번 도르트문트전 직전 훈련에도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UEFA의 예상과 달리 경기를 소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강인이 도르트문트전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며 활약한다면, PSG와 더불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큰 호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이강인은 대한축구협회(KFA)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도르트문트전 이후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항저우로 떠날 예정이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1차전 이후에 합류하는 이강인은 경기에 출전하는 시기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황선홍 감독도 "20일 챔피언스리그 끝나고 합류하는 걸로 보고 받았다. 중국 현지에 도착하면 21일 저녁 시간이 될 텐데 컨디션이나 여러 가지를 잘 면밀히 검토해서 투입 시기를 결정할 생각"이라는 황 감독은 "부상은 회복이 됐다고 하는데 아직 경기 참여를 못 했다. 20일 챔피언스리그 경기(도르트문트전)를 보고 몸 상태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이강인의 기용 방안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강인이 예상과 달리 도르트문트전에 출전해 가벼운 몸놀림과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이후에도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강인이 PSG 경기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아시안게임에 합류하기 위해 팀을 떠난다면, 향후 주전 경쟁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프랑스 매체 '풋 수르 7'은 "이강인은 PSG에서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됐다. 이강인은 아직 PSG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지 못했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기에도 아직 조금 멀었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그룹에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상상하지만, 한국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며 몇 경기를 더 결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이강인이 주전 경쟁을 위한 기량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강인에게 앞으로 다가올 문제는 PSG 베스트 11의 통합이다. 분명히 그는 엔리케 감독이 그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설득할 시간이 다른 선수들보다 적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주전 쟁탈전을 벌이는 와중에 팀을 2주라도 떠나는 것은 큰 리스크다"라며 이번 아시안게임 차출이 주전 경쟁에는 악영향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PSG는 중원 자원 중 마누엘 우가르테와 웨렌 자이레-에메리의 입지가 고정적이며, 나머지 한자리를 두고 비티냐, 이강인, 파비안 루이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 아센시오는 중앙 공격 자원으로 빠지더라도 한 자리를 두고 세 명이 경쟁해야 하는데, 이런 치열함 속에서 이강인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초반 경기들에 빠지며 입지를 잃는다면 풋 수르7의 언급대로 큰 리스크일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도 이강인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메달을 획득하면 선수들은 병역법에 따라 기초군사훈련만 받고 병역이 면제되는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회에서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손흥민과 김민재도 이후 군사 훈련과 함께 유럽 경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 결과와 별개로 PSG 주전 경쟁에서 밀린다면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PSG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결과를 챙겨야 하는 팀이기에 벤치 자원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주기는 쉽지 않다. 또한 최악의 상황의 경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주전 경쟁 기회를 모두 놓칠 수도 있기에 이번 차출의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이 부상 이후 복귀전 시기가 늦어지며, PSG 복귀전은 아시안게임 이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한 가운데, PSG와 도르트문트전에서 이강인이 교체 명단에라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PSG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