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송강호가 '거미집'을 통해 느낀 영화의 맛을 강조했다.
송강호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검열 등의 미치기 일보 직전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송강호는 한 영화에 두 개의 영화가 진행되는 새로운 방식으로 나선 작품에 대해 "국내 관객들은 익숙한 패턴을 보시다가 생소하고 파격적인 것들이 궁금하긴 하실 거다. 영화만이 가진 영화의 맛과 에너지를 즐기고 반가워하실 것 같다. 반응이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밀정' 이후로 오랜만에 재회한 김지운 감독에 대해 송강호는 그와의 재회에 대해 "워낙 영화적인 장르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를 찍으시는 분이다. '이번엔 어떤 여행을 떠날까'하며 설레기도 두렵기도 했다. 또 사람을 어떻게 괴롭힐까 이 생각도 들었다"며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대여섯명이 훨씬 넘는 여러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며 '앙상블'을 만든 영화라는 그. 송강호는 이런 현장의 감정을 영화 '조용한 가족', '반칙왕' 등에서 느낀 후 25년 만에 다시 느꼈다고 밝히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재촬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감독으로 시작되는 '거미집' 이야기에 대해서는 "옛날엔 감독이 재촬영을 원하는 경우가 있었다. 저도 어떤 작품은 8번을 재촬영한 기억이 있다. 어떤 작품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때 전 이렇게만 나오면 100번이라도 더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너무 미안해하시던데 난 진심이었다. 재촬영한 게 훨씬 좋았고, 옛날에는 정말 (재촬영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한편, 송강호는 코로나19를 거치고 '거미집'을 찍으며 영화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후 장점은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다는 것과 영화의 소중함을 얻었다는 거다"라며 "'거미집'을 찍으면서 '그래 이게 영화지'라는 생각을 늘 했다. 관객과 극장에서 소통하고 같이 웃고 감동 받는 매커니즘 자체가 그립고 소중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그는 "작품 선택에 있어 감독의 비전, 관객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등 여러가지를 다 본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고인 게 아닌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하는 거 같다"며 새로움에 대한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송강호는 끊이지 않던 캐스팅 비결에 대해서는 "제가 잘생기지 않았다"며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제가 평범하고 이웃 같고, '와 배우 같다'는 느낌보다는 친구 같다. 그러다 보니 기회가 많이 오지 않나 싶다. 배우들이 다 잘생기고 예쁘지 않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거 사진이 화제가 되며 '알고보니 꽃미남'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는 반응에는 웃으며 "'반칙왕' 때 보면 좀…"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송강호는 "이병헌에게 '달콤한 인생'이 있다면 내겐 '반칙왕'이 있다. 그때 사진보면 나도 이병헌에 밀리지 않는다"며 리즈 시절을 회상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병헌이 '달콤한 인생'에서 정점을 찍지 않았냐. 다 김지운 감독 작품인데, 김지운 감독은 인물 최고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사람이다"라고 감독에 대한 애정을 덧붙였다.
'거미집'은 9월 27일 개봉한다.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