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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리버풀전 시즌 3호골+득점 4위…울버햄프턴은 후반 무너져 1-3 역전패 [PL리뷰]

기사입력 2023.09.16 22:30 / 기사수정 2023.09.16 22:5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A매치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황희찬이 명문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폭발하며 자신의 물오른 골감각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그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은 강팀과 맞대결에서 막판 뒷심이 부족해 역전패했다.

황희찬이 뛰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은 16일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리버풀과 안방 경기에서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했다.

황희찬은 이날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뒤 0-0이던 전반 7분 오른발 슛으로 원정팀 골망을 출렁이며 리버풀에 강한 면모를 다시 확인했다. 다만 소속팀이 후반 3골을 내주면서 그의 득점포도 빛이 바랬다.

울버햄프턴은 1승 4패(승점4)를 기록하며 종전 15위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리버풀은 4승 1무(승점 13)로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아직 5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은 맨시티(승점 12), 토트넘(승점 10)을 따돌리며 일시적으로 1위가 됐다.

이번 시즌 직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사임함에 따라 울버햄프턴 사령탑에 취임한 개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이번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을 다시 선발로 돌려 리버풀전 돌격 대장으로 세웠다.




오닐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 조세 사를 골키퍼로 세운 가운데 넬슨 세메두(포르투갈), 막스 킬먼(잉글랜드), 크레이그 도슨(잉글랜드), 라얀 아이-누리(알제리)를 백4에 포진시켰다.

중원엔 주앙 고메스(브라질), 마리우 레미나(가봉)과 함께 이날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장-리크너 벨가르데(프랑스)가 나섰다. 전방 스리톱은 왼쪽부터 페드루 네투(포르투갈), 마테우스 쿠냐(브라질), 황희찬으로 짜여졌다.

리버풀은 브라질 국가대표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백4는 왼쪽부터 앤드류 로버트슨(스코틀랜드), 조 고메스(잉글랜드), 조엘 마팁(카메룬), 자엘 콴사(잉글랜드)로 이뤄졌다. 중원은 커티스 존스(잉글랜드),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잉글랜드), 도미니크 소보슬러이(헝가리)로 형성됐다. 스리톱은 디오구 조타(포르투갈), 코디 학포(네덜란드),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다.

올 여름 리버풀로 이적한 일본인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 그리고 우루과이 출신 공격수 다르윈 누네스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리버풀의 세계적인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는 징계로 이날 결장했으며, 오른쪽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는 부상으로 빠졌다. 알렉산더-아널드가 결장하면서 콴사가 프리미어리그 데뷔 기회를 갖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는 리버풀을 상대로 초반부터 강력한 역습 작전을 펼친 오닐 감독의 승부수는 일찌감치 적중했다. 황희찬이 0-0이던 전반 7분 골을 터트리며 홈팀에 리드를 안겼기 때문이다.

리버풀 공격을 차단한 울버햄프턴은 왼쪽 측면에 있던 네투가 60여m를 질풍처럼 드리블한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 3명을 순식간에 뚫고 반대편으로 낮게 크로스했다. 알리송과 상대 수비라인 사이 공간에 볼이 절묘하게 떨어졌고, 이 때 황희찬이 쏜살 같이 달려들어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쐈다.

알리송이 재빨리 황희찬의 슛을 막았으나 볼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간 뒤였다. 황희찬은 바로 골을 확인하고는 홈팬 앞으로 뛰어가며 펄쩍펄쩍 뛰고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최근 레알 마드리드 골 넣는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해서 유명한 '두 팔 펼치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이날 골은 황희찬의 시즌 3번째 골이다. 불과 5경기 만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골과 맞먹는 득점 수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지난 2021년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뒤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옮긴 황희찬은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5골을 넣었으나 두 번째 시즌인 2022/23시즌엔 골 수가 3골로 줄었다. 지난 시즌 내내 프리미어리그에서 넣었던 3골을 이번 시즌엔 5경기 만에 넣은 셈이 됐다.




사실 황희찬은 이번 시즌에도 벤치에서 출발했지만 팀이 필요할 때마다 골을 넣으며 실력으로 선발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18분 들어가 27분을 뛴 황희찬은 이어진 8월19일 브라이턴전에선 0-4로 크게 뒤진 후반 10분 투입돼 5분 만에 헤더 만회골을 넣고 새 시즌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포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이 골을 기반 삼아 8월26일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섰지만 전반 도중 고질적인 부상 부위인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에 이상을 느껴 전반 끝나자마자 교체아웃됐다. 오닐 감독도 어쩔 수 없이 황희찬을 뺐다고 할 만큼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는 순간에 나타난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사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부상에 계속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만 하다가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 교체로 들어가 16강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어 마음 고생을 털어낸 황희찬은 지난 3월 또 쓰러져 시즌 도중 한국까지 와서 치료받고 돌아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컨디션이 나아져 울버햄프턴의 조커 멤버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이번 시즌 1~2라운드 교체로 들어가 득점까지 한 끝에 선발 자리를 꿰찼으나 햄스트링이 또 고장 나면서 재활 생활에 들어갔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공식전 32경기에 나와 4골(프리미어리그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다행히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리그 37라운드 에버턴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황희찬은 당시 "이번 시즌 처음부터 많이 뛰지 못했지만 그럴 때마다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며 "난 내 자리를 위해 싸울 것이며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또 부상이 그를 시련에 빠트리게 만들었다. 황희찬은 지난 7년간 코로나19를 포함해 총 16번의 부상 혹은 질병으로 짧게는 사흘, 길게는 3달 가까이 재활에만 전념해야 했다. 순간 폭발력이 큰 움직임이 많다보니 호쾌한 공격이 팬들 가슴을 시원하게 하지만 그 만큼 부상의 위험도 달고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 직후에 다친 것은 큰 부상은 아닐 것으로 드러나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이후 황희찬은 영국 원정 2연전을 치르는 클린스만호에 가세, 지난 8일 웨일스전에선 교체로 뛰었고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선발로 나섰다. 득점은 없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렸다. 두 차례 A매치에도 몸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오닐 감독은 다시 황희찬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선발 투입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어 자신의 상승세를 입증했다.




황희찬은 지난 2일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한 대표팀 선배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엘링 홀란(맨시티·6골), 에반 퍼거슨(브라이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퍼드·이상 4골)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4위에 올랐다. 타이워 아워니이(노팅엄), 오드손 에두아르(크리스털 팰리스), 솔리 마치(브라이턴), 재로드 보웬(웨스트햄)도 3골로 손흥민, 황희찬과 함께 득점랭킹 공동 4위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앞서 리버풀을 지휘하는 세계적인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의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다.

클롭 감독이 하위권인 울버햄프턴전에 경계 늦추지 않겠다는 점을 전하면서 '황'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다. 클롭 감독은 "울버햄프턴 선수단 면면을 살펴보면, 황(희찬)이나 사샤 칼라이지치같은 (위협적인) 좋은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울버햄프턴전에도 변함 없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자세 드러내면서 그 이유로 황희찬을 지목한 셈이다. 클롭 감독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전반 7분 만에 적중했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또 지난 시즌에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버풀전에서 골을 넣었고, 리그 경기에서는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리버풀을 상대로 인상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아 네투와 함께 좌우에서 리버풀 수비를 흔든 끝에 한 골을 폭발했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 선제골 이후에도 리버풀의 전방 압박을 효과적으로 뚫어내며 상대를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황희찬은 전반 28분에도 네투가 드리블하다가 반대편으로 크로스한 것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받아 치고 들어갔으나 리버풀 수비에 막혀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울버햄프턴은 1분 뒤인 전반 29분엔 코너킥 때 도슨이 노마크에서 헤더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 빗나가 땅을 쳤다. 전반 34분엔 네투가 또 다시 왼쪽 측면 돌파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 쿠냐가 단독 찬스를 맞았으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슛을 하면서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반 37분엔 상대 공격수 조타가 왼쪽 측면을 돌파할 때 황희찬이 골라인 부근까지 깊숙히 내려와 등지는 수비로 조타의 돌파 의지를 막아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전반 추가시간엔 상대팀 에이스 살라의 두 차례 슛을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몸으로 막아낸 뒤 소보슬러이가 날린 회심의 슛을 골키퍼 사가 본능적으로 막아내 전반전 1-0 리드를 지켜냈다.

전반전에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은 물론 홈팀 역습에 흔들리다가 선제골까지 내준 클롭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미드필더 맥앨리스터를 빼고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를 집어넣어 공세를 강화했다.




클롭 감독의 노림수는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후반 10분 조타가 아크 정면에서 밀집수비 뚫고 전진 패스한 것을 살라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땅볼 패스를 했고, 이를 학포가 골문 앞에서 왼발로 방향만 바꿔 동점골로 연결한 것이다. 앞서 디아스의 돌파를 육탄 방어하는 등 1-0 리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노력이 아쉽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오닐 감독은 전열을 정비해 승점 1점 지키기에 나섰다. 후반 15분 전방에서 부지런히 뛴 황희찬, 쿠냐가 함께 나가고 맷 도허티와 파비우 실바가 들어가 수비 강화가 이뤄진 것이다.

다만 분위기가 이미 원정팀으로 넘어간 상태여서 울버햄프턴은 사력을 다해 상대의 총공세를 막아내고 버텼다. 리버풀은 후반 30분 소보슬러이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등 홈팀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다양한 공격 방법을 취했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32분 벨레가르드와 레미나를 빼고 토미 도일과 부바카르 트라오레를 집어넣으며 버티기를 더욱 강화했다.

리버풀은 콴사가 후반 36분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경기가 긴시간 중단됐다. 결국 클롭 감독은 콴사를 빼고 이바라히마 코나테를 투입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후반 40분 골키퍼 사의 실수 하나로 물거품이 됐다. 사의 골킥이 하프라인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짧았고 이 때 원정팀 수비수 로버트슨이 볼을 잡아 단독 드리블한 뒤 살라에 연결한 다음 다시 리턴 패스를 받아 골문 정면에서 왼발 슛, 홈팀에 두 번째 실점을 안겼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풀백으로 꼽히는 로버트슨이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번개 같은 스피드를 내 적진을 휘젓고 2대1 패스에 이어 골까지 뽑아내고 답답했던 공격에 머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이후 울버햄프턴은 별다른 공격 의지를 내비치지 못했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실점하면서 들어가면서 1-3으로 지고 말았다. 이 골은 살라의 도움에 이은 엘리엇의 골처럼 보였으나 결국 울버햄프턴 교체 선수 우구 부에노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살라는 도움 해트트릭을 놓쳤다.

경기 직후 축구통계업체 풋몹이 선정한 양 팀 합쳐 최고 평점은 도움 3개를 기록할 뻔한 살라가 차지했다. 살라는 8.8점을 기록했다. 첫 골 주인공 황희찬은 7.0점을 얻어 울버햄프턴 선수들 중 네투(7.9점), 레미나(7.4점), 누리(7.3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울버햄프턴 센터백 듀오인 킬먼과 도슨이 후반 자기 책임 다하지 못한 것 등을 이유로 나란히 최하점인 5.7점을 받았다.  



3호골을 넣은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이 승격팀 루턴 타운과 오는 23일 오후 11시에 원정 경기에서 3경기 연속골 및 시즌 4호골에 도전한다. 팀내 최다 득점자 지위를 공고히 한 만큼 부상이 없다면 당분간 선발로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새 손흥민과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득점 경쟁을 하게 됐다.

루턴전이 끝나면 27일 오전 3시45분 리그컵 3라운드 입스위치(리그1)전을 하게 되며 이후엔 최강 맨시티와 30일 오후 11시에 홈 경기로 붙는다.

리버풀은 22일 오후 1시45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LASK 린츠(오스트리아)와 원정 경기를 하고, 이어 24일 오후 10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초대해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한다.

한편, 리버풀의 일본인 미드필더 엔도는 끝내 1분도 뛰지 못하고 결장했다. 엔도는 지난달 중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주장을 하다가 리버풀이 에콰도르 미드필더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첼시에 빼앗기자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이른 바 6번을 소화하기 위해 클롭 감독 부름을 받고 리버풀에 입단했다. 하지만 리버풀에 온 뒤 선발 1번 교체 2번 뛰면서 들쭉날쭉한 경기 시간을 보이더니 울버햄프턴전에선 아예 결장했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고 하위리그 격인 유로파리그에 나서기 때문에 유로파리그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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