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인터 마이애미)와 '트레블 괴물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노르웨이·맨체스터 시티), '프랑스 특급 킬러' 킬리안 음바페(프랑스·파리 생제르맹)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FIFA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위즈 2023'의 부문별 후보를 15일 발표했다.
1991년 올해의 선수상을 제정한 FIFA는 2010년부터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선정하는 발롱도르와 통합, 'FIFA 발롱도르'라는 이름으로 시상을 하다가 2016년부터 발롱도르와 분리해 따로 시상식을 열고 있다.
전문가 패널이 후보를 간추린 남녀 최우수 선수·골키퍼·감독상과 FIFA 팬 어워드 후보가 이날 공개됐다. 가장 멋진 골을 터트린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상 후보는 21일 나온다.
FIFA는 특히 이번 시상식 남자 시상 부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올해 8월 20일, 여자 부문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여자 월드컵이 마무리된 8월 20일까지로 한정했다.
남자 최우수 선수 후보엔 지난해 수상자 메시와 올해 첫 수상에 도전하는 홀란을 비롯해 1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음바페, 훌리안 알바레스(아르헨티나·맨시티), 마르첼로 브로조비치(크로아티아·알나스르), 케빈 더브라위너(벨기에·맨시티), 일카이 귄도안(독일·바르셀로나), 로드리(스페인·맨시티)도 포함됐다.
김민재와 지난 시즌 한솥밥을 먹으며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33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조지아·나폴리), 빅터 오시멘(나이지리아·나폴리)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며 데클런 라이스(잉글랜드·아스널), 베르나르두 실바(포르투갈·맨시티)도 후보다. 반면 지난해 후보에서 빠졌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알나스르)는 올해도 후보에서 빠졌다.
발롱도르와 분리된 이후 남자 최우수 선수는 메시와 호날두,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폴란드·바르셀로나)가 각각 2번씩,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레알 마드리드)가 한 번을 탔다. 호날두는 2016~2017년 수상자였고 이후 모드리치가 2018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 수상 여세를 몰아 처음 수상했다.
이후 메시가 2019년 탔다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2021년엔 바이에른 뮌헨에서 장신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던 레반도프스키가 연속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해 메시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골든볼까지 거머쥔 것에 힘입어 FIFA 남자 최우수 선수까지 휩쓸었다.
다만 올해는 새로운 수상자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특히 남자 최우수 선수의 경우 수상자 산정 기간을 카타르 월드컵 직후부터 8개월간으로 한정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일궈낸 맨시티, 그 중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맹활약한 홀란이 메시를 누르고 타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적지 않다.
지난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홀란은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36골 넣어 득점왕에 오른 것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1경기 12골을 터트려 최다득점자가 되는 등 2022/23시즌 공식전 53경기에서 52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 8개월간 득점포 가동률이 더 올라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우승으로 인한 3관왕 등극 일등공신이 됐고 홀란 개인적으로도 많은 인기를 얻어 메시보다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메시는 월드컵 이후 두각을 나타냈다고 보긴 어렵다. 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에서 리그1 우승엔 성공했으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큰 활약하지 못하며 팀이 바이에른 뮌헨에 참패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 11경기 11골을 넣으며 축구 신대륙 미국에 월드클래스 면모를 제대로 선보였으나 아무래도 유럽 대륙이 아니란 점에서 홀란에 밀리는 모양새다.
음바페 역시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조기 탈락 등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해 홀란, 메시보다 득표율이 크게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자 최우수 선수 후보는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우승에 앞장선 아이타나 본마티, 살마 파라유엘로(이상 바르셀로나), 헤니페르 에르모소(파추카)를 비롯해 총 16명이 후보로 등록됐다. 특히 월드컵 시상식 때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에게서 '강제 키스'를 당했던 에르모소가 눈에 띈다. 월드컵 준우승팀 잉글랜드에서도 로런 제임스(첼시) 등 4명이 후보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도 4명의 후보가 배출돼 캐이틀린 푸드와 매리 파울러, 샘 커(이상 호주), 미야자와 히나타(일본)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남자팀 감독 후보는 펩 과르디올라(맨시티), 시모네 인차기(인터 밀란), 엔지 포스테코글루(토트넘), 루치아노 스팔레티(이탈리아 대표팀), 사비(바르셀로나) 감독이다.
맨시티 3관왕을 이끌면서 FC바르셀로나에 이어 전세계 처음으로 2개 이상의 클럽에서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수상이 유력하다. 그런 가운데 지난 시즌 오현규가 뛰던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정규리그·FA컵·리그컵 3관왕)을 일궈낸 뒤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으로 옮긴 포스테코글루 감독, 김민재와 함께 지난 시즌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에 기여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최근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스팔레티 감독이 눈에 띈다.
여자팀 감독상을 놓고는 페테르 예르하르손(스웨덴 대표팀), 요나탄 이랄데스(바르셀로나), 토니 구스타브손(호주 대표팀), 에마 헤이스(첼시), 사리나 비흐만(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경쟁한다. 스페인의 여자 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르헤 빌다 감독은 포함되지 않았다. 루비알레스 회장과 긴밀한 관계였던 빌다 감독은 '강제 입맞춤' 사태 이후 경질됐다.
올해의 남자 골키퍼 후보엔 야신 부누(모로코·알힐랄), 티보 쿠르트아(벨기에·레알 마드리드), 에데르송(브라질·맨체스터 시티), 안드레 오나나(카메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켄(독일·바르셀로나)이 올라 경쟁하게 됐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어 아르헨티나 우승에 기여한 괴짜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애스턴 빌라)는 빠졌다.
올해의 여자 골키퍼 후보엔 맥킨지 아널드(호주·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안-카트린 베르거(독일·첼시), 카탈리나 콜(스페인·바르셀로나), 메리 아르프스(잉글랜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안 엔들러(칠레·올랭피크 리옹), 자키라 무소비치(스웨덴·첼시), 산드라 파뇨스(스페인·바르셀로나) 등 7명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 후보자 선정에선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참여해 공정성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남자 후보자 선정에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남자 부문 전문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페트르 체흐(체코),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브렛 에머턴(호주), 리오 퍼디낸드(잉글랜드), 아사모아 기안(가나), 카카(브라질), 마리오 캠페스(아르헨티나), 알렉시 랄라스(미국), 존 오비 미켈(나이지리아), 이반 비첼리치(뉴질랜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플레이어들이 머리를 맞대고 후보자를 골랐다.
여자 후보자 선정에도 머시 아키데(나이지리아), 셜리 크루스(코스타리카), 애미 더간(호주), 이사벨라 에체베리(콜롬비아), 미아 햄(미국), 제시카 우아라(프랑스), 이와부치 마나(일본), 마논 멜리스(네덜란드), 파트리치아 파니코(이탈리아), 클레멘테 투레(코트디부아르), 커스티 얄롭(뉴질랜드) 등 여자 축구의 별들이 함께 모여 후보를 뽑았다.
수상자는 FIFA 회원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 팬 투표 결과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