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토론토는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9로 완패했다. 시즌 성적은 80승67패가 됐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4위 토론토와 3위 시애틀 매리너스의 격차는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이날 텍사스는 마커스 시미언(2루수)-코리 시거(유격수)-나다니엘 로우(1루수)-미치 가버(지명타자)-로비 그로스만(우익수)-요나 하임(포수)-조시 스미스(3루수)-에제키엘 듀란(좌익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네이선 이볼디.
3연패 탈출을 노린 토론토는 조지 스프링어(지명타자)-보 비셋(유격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데이비스 슈나이더(2루수)-캐반 비지오(우익수)-맷 채프먼(3루수)-위트 메리필드(좌익수)-알레한드로 커크(포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케빈 가우스먼이 선발 중책을 맡았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텍사스다. 1회초 1사에서 시거가 가우스먼의 2구째 스플리터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를 터트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자 토론토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회말 1사에서 비셋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게레로 주니어가 이볼디로부터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스코어는 2-1.
역전을 헌납한 텍사스는 2회초에 리드를 되찾았다. 1회초 선제 솔로포의 주인공이었던 시거가 2사 1·2루에서 좌익수 방면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메리필드가 끝까지 따라가 점프 캐치로 포구를 시도했으나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빠져나오면서 안타로 이어졌다. 올 시즌 시거의 40번째 2루타.
텍사스는 3회초 하임의 솔로포로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토론토는 4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중견수 키어마이어가 가버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낚아채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좀처럼 득점을 뽑지 못한 채 계속 2득점에 묶였다.
2점 차의 간격은 7회말까지 그대로 이어졌고, 추가점이 필요했던 텍사스가 마침내 8회초 대량 득점으로 승기를 굳혔다. 선두타자 듀란의 2루타와 카터의 볼넷 이후 시미언이 1타점 2루타를 만든 데 이어 트레버 리차드의 자동 고의4구 이후 로우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나왔다. 여기에 그로스만의 밀어내기 볼넷, 스미스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지면서 두 팀의 격차가 7점 차까지 벌어졌다.
추격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던 토론토는 결국 경기가 끝날 때까지 거리를 좁히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텍사스의 7점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홈에서 4경기를 모두 패배한 선수들도, 이를 바라보는 팬들도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선발투수 가우스먼은 4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6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시즌 9패째를 떠안았고, 네 번째 투수 트레버 리차드는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3피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한 비셋을 제외하면 멀티히트를 달성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경기 후 가우스먼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팀은 모든 면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했고, 힘든 시리즈를 치렀다. 모든 선수들이 매우 화가 났다"고 텍사스와의 4연전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 기자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 "좋은 자리에서 한 주를 시작했으나 텍사스전이 시작된 이후 완전히 압도당했다. 4경기 총합 스코어는 9-35였다"라며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야유했고,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토론토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 이렇게 위태로워 보인 적은 없었다"고 토론토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토론토는 이번 4연전에서 최소 2~3승 이상을 수확해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순항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시리즈 첫날부터 모든 게 꼬였다. 선발투수 크리스 베싯은 피홈런 1개를 포함해 5⅓이닝 9피안타 3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고, 팀은 4-10으로 크게 패배했다.
그나마 토론토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선발로 출격한 시리즈 2차전이었다. 맥스 슈어저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 류현진은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 부상 복귀 이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득점 지원이 따르지 않으면서 시즌 3패째를 떠안았으나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6이닝 동안 1점도 뽑지 못한 타선이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뒤늦게 추격에 시동을 걸어봤으나 이미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3-6으로 패배했다. 3승을 수확하는 시나리오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
3차전은 '최악'이었다. 선발투수 기쿠치 유세이가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타선은 경기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산티아고 에스피날과 어니 클레멘트가 멀티히트로 분전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준 타자가 없었다. 토론토는 0-10 영봉패를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그 흐름이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고,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4경기 동안 2승을 챙기는 것도 만족스럽다고 말하기 어려운데,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건 토론토 입장에서 분명 4연전 과정을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토론토가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어려워졌다. 와일드카드 2위 텍사스와 3위 시애틀 중에서 한 팀이 하락세를 타면서 토론토가 반등에 성공해야만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이제 토론토에게 남은 경기는 15경기에 불과하다. 16~18일 보스턴 레드삭스과의 홈 3연전 이후 20~22일 뉴욕 양키스전, 23~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으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이 토론토를 기다린다. 선수들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