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우리 팀의 복덩이라고 생각하고 팀에서 으쌰으쌰 해야죠."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은 13일 오전 '아빠'가 됐다. 지난 2021년 12월 4일 사동희 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1년 9개월 만에 가족이 늘었다. 사랑스러운 아들(태명 아기 수달이)이 세상에 빛을 보면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정수빈은 득남 하루 전인 지난 12일 "아들이라고 한다.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책임감이 생기는 듯하다. 야구를 더 열심히 잘해 오래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빠가 되기 전 기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정수빈은 당초 13일 아내의 출산 후 곧바로 야구장으로 출근, SSG 랜더스와 잠실 홈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코칭스태프에 밝혔다. KBO가 2019 시즌부터 경조사 휴가 제도를 실시하면서 자녀 출산 시 1군 엔트리 말소 없이 가족 곁을 지킬 수 있지만 정수빈은 현재 팀이 치열한 가을야구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누비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은 최근 3연승을 질주, 4위 KIA 타이거즈, 5위 SSG에 2경기 차 뒤진 6위에 올라 있다. 매 경기 1승이 간절한 상황에서 정수빈은 득남 당일에도 게임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도 팀의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수빈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정수빈은 올 시즌 112경기 타율 0.285(410타수 117안타) 2홈런 29타점 28도루로 두산의 돌격대장 역할은 물론 주전 중견수로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2년간 타격에서 다소 부진했던 아쉬움을 씻고 두산의 가을야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타수 3안타 1도루 3득점 1사구 1도루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8-3 승리와 3연승을 견인했다.
정수빈은 "(13일) 야구장에는 무조건 올 것이다. 게임 초반부터 뛸 수 있을지 도중에 들어가게 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팀이 5강 경쟁 중이기 때문에 와서 잘해야 한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하늘은 정수빈의 경기 출전을 막았다. 두산은 13일 SSG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아내, 아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가 취소되기 전 정수빈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둔 상태였지만 비 때문에 게임이 아예 열리지 못해 정수빈은 마음 편히 가족 곁을 지켰다.
이승엽 감독은 일단 "정수빈은 출산 휴가를 써도 된다. 가족사이고 경사이기 때문에 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한다. 선수 본인에게 맡긴다"며 "정수빈이 베테랑으로서 현재 팀 상황을 알고 또 홈 경기라서 (아내와 아이를 만나고) 오는 것 같은데 괜찮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통 이렇게 선수들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팀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며 "정수빈의 아내 분이 건강하게 출산을 했으니 (정수빈의 아들이) 우리 팀에게는 복덩이라고 생각하고 전체적으로 으쌰으쌰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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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