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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만 되면 힘들다"는 심재민…그래도 선발이 '체질'이다

기사입력 2023.09.14 06:00



(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선발이 딱이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투수 심재민은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 강우 콜드게임으로 3-1 승리가 확정되며 선발승을 챙겼다. 데뷔 후 처음이다.

2013년 6월 KT의 신생팀 우선지명을 받았다. 2015년 KT와 함께 1군 무대를 밟았다. 여러 보직을 두루 소화하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지난 5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둥지를 틀었다. 내야수 이호연과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곧바로 1군의 부름을 받진 못했다. 2군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6월 22일 콜업됐다. 이후 중간계투진에 몸담았다. 지난달 17일 SSG전이 전환점이 됐다. 선발 등판해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회가 이어졌다. 지난 7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사령탑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번 KIA전서 2경기 연속 5이닝 1실점으로 실력을 증명했다. 총 투구 수는 75개(스트라이크 46개)였다. 최고 구속 시속 143㎞의 패스트볼(30개)과 체인지업(21개), 커브(19개), 슬라이더(5개)를 구사했다. 마침내 귀중한 첫 선발승을 손에 넣었다.



심재민은 "매 경기 볼보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 한다. 투구 수는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으려 했다. 존을 크게 보고 던졌다"며 "KIA엔 패스트볼에 강한 타자들이 많다. 경기 전 변화구를 염두에 두고 들어갔던 게 잘 맞았다"고 미소 지었다.

선발승에 관해서는 "선발로 나갈 때마다 이루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큰 욕심은 갖지 않았다. 선발승보다는 길게 투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불펜을 해봤기 때문에 선발이 빨리 무너지면 (중간계투진이)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긴 이닝을 던지려 했다"고 밝혔다.

기지개를 켜기 전까지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심재민은 "트레이드 후 2군에 있는데 (이)호연이가 KT에서 잘해 기사가 많이 보였다. 나도 조바심이 났다.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2군에서 러닝 위주로 운동을 많이 했다. 체중 관리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격이 급한 편이다(웃음). 운동 열심히 하고 관리를 잘해 빨리 1군에 올라오고 싶었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계속된 호투에도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다. 심재민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보고 싶다. 그런데 5회만 되면 너무 힘들다"고 웃으며 "이번에도 '6회까지 죽어라 던져보자'고 생각했는데 비가 많이 오더라. 한 이닝씩 집중해 5회까지 버티려 했다"고 말했다.

주위에서 '선발이 체질이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다. 심재민은 "솔직히 나는 죽을 만큼 힘들다. 경기 초반에 나가는 게 어려웠는데 어떻게든 5회까지 채우려 하니 조금 편해졌다"며 "몇 경기 잘 던졌다고 선발투수가 됐다는 생각은 안 한다. 김현욱 투수코치님께서도 이닝, 구속, 변화구 타이밍, 로케이션 등을 말씀하시며 운동 좀 더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오는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소집돼 첫 훈련을 시작한다. 롯데 선발진에서는 박세웅, 나균안이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심재민은 "선발이란 기회를 주신 만큼 매 경기 책임감 있게 던지려 한다. 주어진 임무가 있다면 최대한 잘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최원영 기자, 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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