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이했다. 왼쪽 종아리 부상을 입은 주전 외야수 나성범의 개막전 출전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불편함을 느낀 그는 시범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나성범의 이름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4월 중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관측되기도 했지만, 회복세가 더뎠다. 결국 나성범은 4월 초 2차 정밀 검진을 통해 종아리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4주 휴식 소견이 나왔다는 게 당시 KIA 구단의 설명으로, 복귀까지는 최대 8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큰 공백이 불가피했다.
결국 KIA는 나성범이 없는 동안 62경기 28승1무33패(0.459)를 기록, 8위에 머물렀다. 팀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최대한 제 몫을 하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나성범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팀 입장에서는 그가 하루빨리 복귀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6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첫 실전 점검에 나선 나성범은 3경기를 뛰고 나서 곧바로 1군에 콜업됐다. 엔트리에 등록된 6월 23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는 홈런포를 가동하며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타격감을 조율한 나성범은 7월 말부터 시동을 걸기 시작했고, 쉴 새 없이 안타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7월 29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시작으로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가 하면, 무안타에 그친 날보다 안타를 때린 날이 훨씬 많았다.
이달 들어 나성범의 타격감은 절정에 달했다. 1일 인천 SSG 랜더스전~10일 광주 LG 트윈스전 9경기 성적이 31타수 15안타 타율 0.484 4홈런 14타점으로, 멀티히트를 달성한 경기가 무려 6경기였다. 후반기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나성범은 38경기 140타수 53안타 타율 0.379 10홈런 38타점 OPS 1.119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눈에 띄는 게 또 한 가지 있다면, 후반기 삼진(22개)보다 볼넷(24개) 개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정확한 콘택트와 펀치력은 물론이고 '눈야구'까지 선보이면서 투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는 의미다. KIA가 오랫동안 나성범을 기다린 이유이기도 하다.
나성범은 10일 LG와의 경기 도중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맞아 왼쪽 새끼발가락 통증을 느꼈고, 두 타석을 소화한 뒤 곧바로 최원준과 교체됐다. 팀과 선수 모두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다행히 단순 타박 진단으로 큰 부상을 피한 나성범은 전열에서 이탈하지 않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팀이 잔여경기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나성범의 뜨거운 방망이가 KIA의 상승세를 계속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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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