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시즌 초 부진과 핵심 선수들의 사생활 논란, 항명 그리고 부상 등으로 난관에 빠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과거 손흥민 단짝이었던 한 공격수가 입단을 역으로 제안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으며 좋은 호흡을 이뤘던 공격수 카림 벨라라비가 12년간 뛰었던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난 뒤 자유계약 신분인 가운데 맨유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이탈리아 유력지인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10일 "벨라라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C밀란(이탈리아)에 자신의 입단을 검토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벨라라비는 현재 레버쿠젠을 떠나 이적료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헸다.
앞서 손흥민 전 소속팀인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은 지난 5월 "벨라라비가 이번 시즌 끝나면 레버쿠젠과의 12년 생활을 마무리한다"며 "2011년 3부 구단 브라운슈바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온 뒤 290경기에서 57골 66도움을 기록했다. 레버쿠젠에서 뛸 때 독일 대표팀에도 발탁돼 A매치 11경기 1골을 올렸다"고 전하며 작별을 알렸다. 실제 벨라라비는 지난 시즌 끝으로 레버쿠젠을 떠난 상태다.
벨라라비는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오기 전 2시즌 뛰었던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손흥민과 함께 측면 날개를 맡아 스피드 좋은 공격을 펼친 벨라라비는 국내 팬들에겐 가끔씩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도 각인됐으나 레버쿠젠이 2010년대 UEFA 클럽대항전에 꾸준히 나갈 수 있는 골과 도움을 분데스리가에서 적지 않게 제공했다.
특히 손흥민이 토트넘 가기 직전인 2014/15시즌엔 분데스리가 33경기에서 12골을 작렬시켜 역시 30경기 11골을 넣었던 손흥민과 레버쿠젠 새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당시 레버쿠젠은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이어 독일 3~4위를 오가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곧잘 출전하던 팀이었다.
벨라라비는 이후에도 꾸준히 뛰었으나 2020/21시즌부터 출전 시간이 확 줄어들어 교체 멤버로 뛰는 일이 더 많았다. 이번 시즌엔 부상으로 눕는 등 부침을 겪은 끝에 8경기 무득점을 기록했다. 어느 덧 33살이 되면서 축구 인생 새 전환점을 맞았다.
벨라라비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했을 대도 손흥민 SNS를 찾아 축하하는 등 손흥민과 좋은 우정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청춘을 바친 레버쿠젠과의 결별에 대해 "레버쿠젠과 아주 가깝다보니 이 결정이 매우 고통스럽다"며 "마침내 여기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분데스리가 마지막 두 경기를 이기고, 또 AS로마를 이겨 결승에 가고 싶다"고 했다. 다만 벨라라비 바람과 달리 레버쿠젠은 로마에 패해 유로파리그 4강에서 탈락했다.
벨라라비는 전형적인 윙어 스타일로, 이타적인 플레이에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30살 넘어서는 스타일을 바꿔 플레이메키어로도 뛸 수 있음을 알렸다.
맨유는 제이든 산초의 항명 파동, 안토니의 여자친구 폭행 논란 등으로 측면과 2선에서 뛸 공격수가 급격히 부족한 상태다. 겨울이적시장까지 3달이 4달 가까이 남은 상태라 당징 다른 팀에서 누굴 데려오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벨라라비가 공격수 부족으로 고민하는 맨유, 그리고 AC밀란에 스스로를 추천한 것이다. 전성기 실력이라면 맨유 활약에 큰 문제가 없지만 33살이란 나이가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맨유가 단기 계약을 통해 벨라라비 제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