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베테랑 사이드암 최원준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친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손가락 피부가 벗겨진 여파로 당분간 휴식과 회복에 전념한다.
두산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11차전에 앞서 좌완 최승용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최원준을 말소했다.
최승용의 1군 등록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일찌감치 8일 삼성과 홈 경기 선발투수로 최승용을 예고했던 터였다.
반면 최원준의 갑작스러운 엔트리 말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최원준은 전날 KIA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두산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최원준은 올 시즌 부상과 부진 여파로 반기 시작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두산이 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최근 9연승을 내달리고 있던 KIA 타선은 최원준의 공격적인 피칭에 기세가 꺾였다.
하지만 최원준은 6회초 이닝 시작을 앞두고 오른손 중지 피부가 벗겨지면서 불가피하게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 인터뷰까지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이튿날에도 손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은 열흘 내로 손 상태가 회복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엔트리에서 빠지는 게 너무 아쉽다"며 "최원준이 일단 열흘 동안 잘 쉬고 준비하길 바란다. 전날 좋은 피칭을 했으니까 충분히 다음 등판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곽빈, 최승용, 최원준 이 3명의 국내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주면 딱 좋은데 아쉽게 됐다"며 "곽빈이 2주 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로 당분간 자리를 비우는 만큼 최원준의 회복이 중요하다. 앞으로 남은 잔여 경기 중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는 만큼 최원준이 돌아와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은 다만 최원준의 구위 회복에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공격적인 투구로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던 부분과 함께 공에 힘이 느껴진다고 치켜세웠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이 전날 구위가 좋았기 때문에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며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타구도 있었는데 공에 힘이 없었다면 넘어갔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최원준의 대체 선발은 여러 명의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이다. 최근 2군에서 다시 피칭을 시작한 우완 영건 김동주와 파이어볼러 유망주 박신지 등이 이승엽 감독의 구상 안에 있다.
이승엽 감독은 "김동주도 현재 2군에서 던지고 있고 박신지도 불펜에서 시즌 초반보다는 공이 훨씬 좋아졌다"며 "팀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수코치와 상의를 통해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선발투수로 기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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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