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또 다시 세바스티안 페텔(24, 독일, 레드불 레이싱)이 우승을 차지했다.
페텔은 26일(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서킷에서 열린 '2011 F1 8라운드 발렌시아 그랑프리' 경기에서 5.419km의 서킷 57바퀴(총 주행 거리 308.883km)를 1시간39분36초169에 주행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 시즌 상반기동안 열린 8개의 그랑프리 시리즈 중, 페텔은 6번의 대회를 휩쓸었다. 이 기세라면 지난 2004년 '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41, 독일, 메르세데스GP)가 세운 한 시즌 13번의 우승을 따라잡을 기세다.
F1에서 정상급 레이서가 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전 구간에서 빠른 속도를 고르게 유지시키는 경기 운영과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를 추월할 수 있는 기술이 뛰어나야 한다. 여기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필요로 한다.
여기까지가 드라이버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나머지는 머신의 성능과 엔지니어들의 팀워크다. 페텔이 속한 레드불 레이싱은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독주를 펼치고 있다. 레드불의 머신이 F1 팀들 중,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는 것은 숱한 우승으로 증명됐다.
레드불 레이싱과 페텔의 독주를 만들어낸 1등 공신은 레드불 테크니컬 디렉터인 아드리안 뉴이다. 뉴이는 지난 시즌 'RB6'라는 머신을 선보여 최고의 성과를 이룩했다. 올 시즌 레드불 레이싱의 새로운 머신은 RB6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RB7'이다.
전통의 명문인 페라리는 부진을 이유로 올 초 엔지니어 팀을 대폭 교체했다. 페라리를 비롯한 모든 팀들은 레드불의 머신을 모방하고 있다. 드라이버의 기량도 뛰어나지만 팀이 사용하는 머신의 성능도 뛰어나야 정상권에 오를 수 있다.
뛰어난 성능의 머신과 함께 레드불은 최고의 팀워크도 보여주고 있다. 레드불의 독주에 가장 근접해 있는 팀은 맥라렌이다. 올 시즌 페텔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2번의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는 모두 맥라렌 소속의 루이스 해밀턴(25, 영국, 맥라렌, 중국GP 우승)과 젠슨 버튼(31, 영국, 맥라렌, 캐나다GP 우승)이었다.
하지만, 이번 유럽GP에서 맥라렌을 뼈아픈 실수를 범했다. 타이어를 교체하는 시간에서 해밀턴과 엔지니어들의 호흡 불일치로 1초의 시간을 낭비했다.
F1에서 백분의 1초는 매우 중요하다. 드라이버가 체중 감량과 지구력을 기르는 이유와 머신의 성능에 열중하는 이유는 모두 백분의 1초를 줄이기 위해서다.
타이어를 교체하는 시간은 드라이버와 엔지니어간의 팀 워크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레드불 레이싱은 올 시즌, 이러한 실수도 범하지 않고 있다.
페텔은 지난 시즌 상반기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지르며 한층 성장했다. 똑같은 서킷을 60바퀴 가까이 질주하는 동안 단 한번의 실수는 패배로 연결된다.
드라이버로서 갖춰야할 뛰어난 집중력과 지구력, 그리고 구간 운영 능력과 스피드까지 페텔은 모든 것을 갖췄다. 또한, 레드불은 페텔에 최고의 머신을 선사해 날개까지 달아줬다. 페텔의 독주가 이어질 수 있는 원인 중, 머신의 성능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드라이버의 기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제 아무리 좋은 머신을 타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힘들다.
[사진 = 세바스티안 페텔, 레드불 레이싱, 유럽GP (C) LAT Photographic]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