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27 07:30 / 기사수정 2011.06.27 07:30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외국인 선수 교체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두산 라메레즈, 한화 데폴라에 이어 한화 오넬리도 웨이버 공시예정이라고 25일 모 인터넷 매체가 밝혔다. 그러나 짐을 싸는 외국인 선수나, 나가라고 작별 인사를 고하는 구단이나 서로 마음이 편치 않은 건 매한가지다.
▲ 퇴출과 면죄부 사이
올 시즌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농사는 비교적 성공적이다. 투수를 잘 뽑기로 소문이 난 KIA는 올 시즌에도 로페즈와 크레비스를 쏠쏠하게 써먹고 있다. 올 시즌 상위권 진입에 성공한 LG도 리즈와 주키치의 선전으로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 밖에 니퍼트(두산) 글로버(SK) 등도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도쿠라(삼성) 사도스키(롯데) 나이트(넥센)도 부진과 불운 속 예년보다 못한 모습이지만 그럭저럭 자기 밥값은 해내고 있다.
하지만, 한화의 경우 이미 데폴라를 가르시아로 바꾼 데 이어 이날 오넬리마저 교체하며 곧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은 가코를 2군으로 보냈고 SK는 메그레인을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하면서 교체를 할 것인지 외국인 선수 없이 잔여 시즌을 치를 것인지 고민 중이다. 넥센은 최근 알드리지가 살아나며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외국인 선수의 입지가 안정적인 건 아니고 두산 페르난도와 롯데 코리는 매 경기 생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 왜 쉽게 보내지 못하나
삼성 가코는 타율 0.243 1홈런 28타점, SK 메그레인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5.07, 두산 페르난도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7.39, 롯데 코리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4.55다. 성적만 놓고 때 당장 오늘 퇴출이 돼도 할 말이 없다. 더구나 가코는 부상마저 입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4 팀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교체를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수준급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는 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으로 치닫는 박빙 순위싸움을 생각하면 더 이상 결정을 차일피일 미룰 수도 없어 각 구단 프런트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선 사전에 체크를 한 선수들 위주로 최종 확인 및 계약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 시점에서 일일이 스카우트를 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고, 어차피 모든 선수는 현 자신의 소속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쉽게 태평양을 건널 선수는 없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다른 팀 소속 선수를 데려오려면 이적료가 필요하다. 한화의 경우 가르시아가 한국무대에서 검증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데려왔지만, 구단 운영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실정 속에서 무작정 해당 구단이 요구하는 거액을 곧이곧대로 내고 데려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기타 계약 전후 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조율을 하고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신분을 정리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선수를 영입한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팀 고유의 문화와 선수 기용 책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선수마다 천차만별이다. 올 시즌 퇴출이 됐거나 퇴출 선상에 놓인 선수들도 사실 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한국 야구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아예 마음을 비우고 그 자리에 국내 선수를 기용해 시즌을 치르는 팀도 나오고 있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가르쳐서 쓰는 팀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설령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의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기존 직장을 잃는 선수가 나오겠지만, 그때까지 국내 구단이 기다려줄 여유란 없다. 어차피 우리나라 리그도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 10경기서 반전을 일궈내지 못한다면 하위팀이 상위팀을 잡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결국, 이것저것 계산을 하다 보니 시간적으로나 확률 상으로나 대체 외국인 선수의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데폴라와 오넬리를 모두 교체한 한화는 빠르게 결단을 내린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확실히 각 구단의 딜레마다.
[사진=메그레인 가코 페르난도 코리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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