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에릭 다이어 영입을 검토하는 중인 바이에른 뮌헨이 다니엘 레비 회장과의 협상을 걱정하며 다이어 영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이후 풀럼의 미드필더가 영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다이어 영입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매체 빌트는 30일(한국시간)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가 뮌헨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현재 토트넘 내 최고참 중 한 명이다. 2014년 스포르팅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그는 위고 요리스, 벤 데이비스를 제외하면 팀 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토트넘 선수로 뛴 사람 중 하나다.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도 다이어보다 한 시즌 늦게 토트넘에 합류했다.
다만 다이어의 실력은 토트넘에서의 시간이 지속될수록 내리막을 걸었다. 2015/16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8/19 시즌을 기점으로 뚜렷한 기량 하락세를 보였는데, 중앙 수비수 자리에서 느린 속도와 부정확한 수비 위치 선정, 부족한 수비 센스로 팬들과 동료 선수들을 매 경기 마다 당황하게 만들었다.
다이어의 부족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이전 감독이었던 조세 무리뉴,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안토니오 콘테 등은 다이어 깅용을 계속해서 시도했지만, 2023/24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달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백4를 구축하기 위해 곧바로 미키 판더펜을 영입했고, 판더펜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올 시즌 토트넘 수비의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단과 함께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리그 3경기와 30일 열린 풋볼리그컵 2라운드 풀럼과의 경기까지 모두 명단 제외되며, 토트넘의 올 시즌 모든 경기를 벤치도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결국 다이어는 토트넘 팬들이 원하던 대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이어의 이적 가능성이 등장하자 사우디 팀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다. 영국 BBC의 아랍 지역 소식을 전하는 모하메드 알카우드는 "사우디 프로리그 알 나스르가 에릭 다이어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알나스르는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디오 마네, 세코 포파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알렉스 텔레스를 영입하며 유럽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는데, 수비진 보강을 위해 토트넘 주전에서 밀린 다이어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다만 알나스르는 다이어 대신 아이메릭 라포르트를 영입해 수비진에 더 좋은 선수를 추가했다.
그가 임대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기자 리얄 토마스는 "풀럼이 다이어를 위한 클럽 중 하나"라며 다이어가 풀럼으로 임대를 갈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풀럼은 당시 주전 센터백인 토신 아다라비오요가 AS모나코 이적 가능성이 대두됐고, 이에 다이어 영입을 통해 공백을 메우려는 계획으로 보였다. 다만 풀럼은 다이어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이적은 추진되지 않았다.
이후 토트넘 소식에 정통해 많은 SNS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폴 오키프가 공개한 토트넘 방출 예정자 명단에 다이어의 이름이 제외되며, 그는 결국 전력 외 분류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까지 토트넘에 잔류하는 듯 보였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름이 바로 뮌헨이었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29일(한국시간) "다이어는 계속해서 뮌헨에 제안됐다"라며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 뮌헨 내부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논의 중이다. 다이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뮌헨 이적 목록에 있다"라며 뮌헨이 다이어 영입을 고려 중인 사실을 인정했다.
뮌헨은 최근 벤자민 파바르의 이적설과 함께 센터백, 라이트백,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선수가 부족하게 됐는데, 다이어는 세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기에 뮌헨이 영입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케인이 그를 추천했다는 소식도 등장했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번 여름 이적한 케인이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다이어의 영입을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케인이 토트넘에서 함께 뛰었던 다이어의 영입을 감독에게 추천했다고 전했다.
다만 뮌헨이 다이어 영입을 논의했음에도 협상에 대한 추가적인 소식이 들려오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바로 뮌헨이 다니엘 레비 회장과의 협상을 다시 한번 진행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빌트는 "다이어는 2024년까지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문제는 뮌헨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점이다"라며 레비 회장과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점이 뮌헨 입장에서는 다이어 영입을 꺼릴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뮌헨은 이미 이번 여름 이적시장 동안 해리 케인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레비 회장의 지독한 협상 방식을 겪으며 고생한 바 있다.
토트넘 레전드인 케인은 우승 도전을 위해 19년간 함께한 클럽과 이별을 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쳤다. 케인의 이적 의지와 함께 뮌헨은 케인 영입을 노리며, 개인 합의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는 레비 회장을 설득하는 과정이었다.
당시 뮌헨은 계속해서 이적료를 높이며 레비 회장을 설득했지만, 레비 회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유계약으로 케인을 내보내더라도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조 루이스 구단주가 압박을 가하며 케인 판매 가능성이 늘어났음에도 레비 회장은 자신이 원하는 이적료를 받지 않는다면 절대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뮌헨은 지난 23일 1억 유로(약 1430억원)에 육박하는 이적료로 합의를 보면서 케인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레비 회장은 뮌헨을 괴롭혔다. 케인이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뮌헨으로 향하기 직전 레비 회장은 이적료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협상을 끝낸 이후 재협상을 요구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면서 뮌헨의 분노를 샀다.
당시 케인은 런던 스턴스테드 공항을 출발해 뮌헨으로 가고자 했으나 갑자기 레비 회장이 재협상을 요구함에 따라 비행편을 취소하고, 자택에서 대기해야 했다. 이후 토트넘이 합의를 다시 받아들이며 독일로 향할 수 있었다.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아주 고전적인 수법이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됐는데 마지막에 하나의 옵션을 더하는 것이다"이라며 "11일 0시에 구두 합의를 했는데 오전 2시 50분에 다시 재협상하자는 요구가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런 고된 협상을 통해 케인을 겨우 영입했던 뮌헨은 다이어 영입에도 레비 회장과의 협상을 겪으며 고생하고 싶지 않았기에, 이점이 다이어 영입을 막는 가장 큰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뮌헨 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뮌헨 팬들은 다이어 영입 관심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SNS에 "제발 이적시장을 닫아줘", "투헬을 멈춰야 해", "우리는 진흙탕이다", "그건 진짜 아니다"라며 강한 반감을 표했기 때문이다.
한편 뮌헨이 레비 회장과의 협상을 꺼림과 동시에 새로운 선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 보강 후보로 떠오르며 다이어의 뮌헨행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늘어나고 있다.
독일 빌트는 "풀럼의 스타가 투헬의 새로운 6번이 될 것이다"라며 뮌헨의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 후보를 전했다.
빌트는 "투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을 정말 원한다. 스콧 맥토미니도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소식에 따르면 뮌헨의 목록에는 완전히 새로운 이름이 우선순위에 있다. 뮌헨은 이미 제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새로운 선수가 영입 후보로 떠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어 "풀럼의 주앙 팔리냐다. 그는 2022년에 풀럼과 계약을 맺었으며, 스포르팅, 브라가 등에서 뛰었다. 팔리냐는 투헬이 상상하는 6번이다. 수비적인 마인드와 더불어 육체적으로 강하다. 그는 풀럼 데뷔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라며 투헬이 팔리냐 영입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뮌헨은 이미 팔리냐 영입을 위해 제안을 전달하고 협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을 활용한 수비 능력과 넓은 커버 범위, 준수한 볼 배급 능력을 갖춘 팔리냐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풀럼에서 활약하고 있기에, 만약 뮌헨에 합류한다면 다이어보다도 뮌헨 중원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레비 회장과의 협상 기억이 변수로 떠오르며 뮌헨의 다이어 영입이 추진될지가 아직 미지수인 가운데, 새롭게 떠오른 팔리냐 영입으로 뮌헨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