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갑작스러운 1군 사령탑 사퇴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롯데 자이언츠가 우천 취소로 하루 동안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얻었다.
KBO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11차전이 우천취소 됐다고 밝혔다.
이날 대전 지역에는 오전부터 비구름이 몰려들었다. 전국을 뒤덮은 늦여름 장마의 영향 속에 적지 않은 비가 쏟아졌다.
오후 들어 잠시 비가 그치면서 정상적인 경기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오후 3시 40분을 기점으로 다시 굵은 빗방울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퍼붓기 시작하면서 선수들이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할 수 없었다.
오후 4시 30분께 빗줄기가 가늘어졌지만 대형 방수포가 설치된 내야 그라운드를 제외하고 1, 3루 덕아웃 앞을 비롯한 외야 잔디가 흠뻑 젖었다.
현장에 파견된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은 그라운드 상태를 체크했지만 일기예보와 정비 시간 등을 고려해 오후 4시 45분 빠르게 우천취소를 결정했다.
지난 28일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롯데는 이종운 감독 대행 체재 출범이 하루 미뤄졌다. 서튼 감독은 최근 두 차례나 경기 직전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게임을 지휘하지 못하고 귀가했다. 지난 27일 밤늦게 건강상의 이유로 더는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롯데 구단은 고심 끝에 빠른 결정을 내렸다. 서튼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오는 11월까지 잔여 연봉을 지급하기로 했다. 2020년 롯데 2군 감독을 시작으로 이듬해 1군 사령탑으로 영전, 올해까지 팀을 이끌어 준 예우를 다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올 시즌 정규리그 잔여 37경기를 이종운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해 치를 예정이다. 이종운 수석코치는 2015 시즌 롯데 제16대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3년 계약 첫해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종운 대행은 이후 미국 마이너리그 연수, SK(현 SSG) 2군 감독을 거치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다 올 시즌 롯데 퓨처스팀 감독으로 임명돼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지난 6월 롯데의 성적이 급격하게 추락하자 1군 수석코치로 보직을 바꿨고 불과 2개월 만에 감독 대행이라는 큰 중책을 안게 됐다.
이종운 대행은 "나도 현재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며 "우천취소가 됐는데 순리라고 생각하고 내일부터 연패를 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