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로 복귀한 스테판 무고사가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공격에서 다재다능함을 한껏 뽐내고 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인천과 다른 선수들까지 덩달아 기량이 올라왔다.
인천은 지난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이퐁 FC와의 2023/24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1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4위로 마감했던 인천은 이미 ACL 진출권을 확보한 전북 현대가 FA컵 정상에 오르면서 구단 역사상 첫 ACL 무대에 오르게 됐는데, 이번 하이퐁과의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며, ACL 본선 조별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ACL 조 추첨은 오는 24일 오후 5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본사에서 진행되며, 이후 9월부터 인천은 본격적으로 조별리그를 치르며 ACL 본선에 나설 전망이다.
인천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6분 유리 마무테에게 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전반 17분 무고사의 크로스를 받은 천성훈이 헤더로 동점골을 기록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후반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는데, 연장 전반 11분 에르난데스의 득점과 연장 후반 추가시간 제르소의 득점이 터지며 하이퐁을 꺾고 3-1로 승리했다.
하이퐁전 이후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동점골을 넣은 천성훈, 역전골의 주인공 에르난데스, 쐐기골을 넣고 팬들을 열광시킨 제르소 등이 있었지만, 또 한 명의 주역은 바로 무고사였다.
무고사는 하이퐁을 상대로 1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공격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무고사는 천성훈을 향한 크로스와 제르소에게 연결되며 역전골의 기점이 됐던 침투 패스 등 공격에서 뛰어난 패스와 연계 능력을 바탕으로 인천 득점의 시작점에 언제나 자리했다. 또한 강력한 슈팅과 더불어 코너킥 상황에서의 집중력을 선보이며 하이퐁 수비진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공격적인 역할 외에도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서 압박을 하기도 했고, 수비 진영에서 넘어오는 롱패스를 받은 후 중원으로 연결하는 움직임까지 선보이며 인천 공격과 빌드업 작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무고사의 이러한 공격력과 움직임, 패스는 마치 토트넘 시절 해리 케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케인은 토트넘 활약 초창기에는 득점에 치중한 모습이었지만, 지난 2019/20 시즌 당시 겨울 이적시장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나며 연계와 공격 조립 등의 역할까지 소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2/23 시즌에는 리그에서만 30득점을 뽑아냈음에도, 공격 조립에서의 존재감이 더욱 빛날 정도였다.
무고사는 빗셀 고베로 떠나기 전 인천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도 케인처럼 득점 이외에도 연계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이번 인천 복귀 이후에는 이러한 강점들이 더욱 빛을 보이며 그가 공격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무고사의 이런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인천과 인천 선수단도 상승세에 올랐다.
인천은 무고사가 선발로 출전한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로 선전했으며, 유일한 패배인 전북전도 무고사가 선발로 나선 첫 경기였기에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 경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득점력도 반등했다. 무고사 출전 직전 5경기에서 평균 1.6득점을 기록했던 인천은 무고사가 선발로 나선 전북전부터 이번 하이퐁전까지 4경기에서는 2.0득점으로 매 경기 꾸준히 두 골에 가까운 득점을 뽑아내는 공격력을 보여줬다. 같은 기간 무고사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공격진에서 무고사와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의 경기력도 올랐다. 특히 무고사가 케인이라면, '인천의 손흥민'과 같은 존재로 여겨질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제르소와의 호흡이 돋보였다.
제르소는 이미 무고사 합류 직전에 치른 3경기에서 FC서울,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현대를 상대로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장점이었던 스피드와 함께 상대 수비진을 돌파한 이후 마무리하거나, 동료에게 연결하는 움직임이 살아나며 인천 공격의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무고사의 합류는 제르소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최전방에서 득점력과 연계 능력을 갖춘 무고사의 존재감에 상대 수비진들은 무고사에게 쏠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제르소는 무고사와 투톱으로 나서 수비진이 놓친 공간으로 쇄도하며 공격에서 기회를 잡았다.
두 선수는 지난 대구FC전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기록해 나란히 1골 1도움으로 활약했다. 제르소는 무고사 합류 이후 치른 4경기에서 4골 2도움으로 공격적인 장점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조성환 감독도 지난 대구FC전 이후 무고사와 제르소의 활약상에 대해 "본인들이 잘하는 플레이를 했다. 무고사 선수가 떨어져서 돌아섰을 때 제르소의 침투 움직임이 없었다면 타이밍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그런 찬스를 마련하지 못할 텐데, 본인들이 잘하는 장점을 경기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며 무고사와 제르소가 각각 강점을 갖고 있는 플레이가 잘 맞아떨어지며 더욱 시너지를 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ACL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공격진을 상대했던 주딘응힘 하이퐁 감독도 경기 후 두 선수의 호흡과 영향력에 대해 "인천을 상대하기 전에 8월 13일과 8월 18일 경기를 분석했고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 중에 무고사와 제르소가 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라며 막을 수 없었던 두 선수의 활약을 인정했다.
제르소 외에도, 교체로 나설 수 있는 에르난데스, 김보섭 등 여러 측면 자원들도 무고사의 경기 영향력으로 인해 더욱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무고사의 활약과 함께 인천이 남은 시즌 ACL과 리그, FA컵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경기를 지켜보는 인천 팬들의 기대감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