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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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 맨유전 90분 풀타임 맹활약→'SON 시프트'…토트넘 2-0 완승+'시즌 첫 승' [PL 리뷰]

기사입력 2023.08.20 03:31 / 기사수정 2023.08.20 03:46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왼팔뚝에 캡틴 완장을 차고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소속팀 토트넘은 2년 10개월, 6번째 맞대결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완파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손흥민은 날카로운 슈팅보다는 찬스 만들어주는 것에 전념하며 토트넘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후반 중반 이후엔 전방 원톱으로 뛰며 '손흥민 시프트' 가능성을 알렸다.

토트넘 간판 공격수이자 주장인 손흥민은 2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끝난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맨유전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격, 90분을 다 뛰었다. 토트넘은 이날 후반 4분 미드필더 파페 사르의 선제골, 후반 38분 벤 데이비스의 추가골을 묶어 맨유를 2-0으로 누르고 대어를 낚았다.

이로써 토트넘은 이번 시즌 1승 1무를 기록했다. 맨유는 1승 1패다.

토트넘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리 케인이 떠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이날 브라질 국가대표 히샤를리송을 뽑았으며, 오른쪽 날개에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낙점했다. 지난 13일 브렌트퍼드와의 개막전 원정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손흥민-히샤를리송-쿨루세브스키 공격 라인을 가동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미드필더로는 사르와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을 투입했다. 백4는 왼쪽부터 데스티니 우도지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페드로 포로로 짜여졌다. 올 여름 영입된 이탈리아 국가대표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골문 앞에 섰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9위를 차지한 돌풍의 팀 브렌트퍼드와의 지난 13일 개막전에서 상대 홈이라는 까다로운 여건에 아랑 곳 없이 분투한 결과 2-2로 비겼다. 비록 무승부로 승점 1점씩 나눠가졌으나 후반엔 토트넘이 이길 수도 있을 만큼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만 손흥민 입장에선 아쉽기 그지 않는 한판이기도 했다. 토트넘 141년 사상 처음으로 비유럽 출신 정규 주장이 되는 영광을 안고 개막전에 나섰으나 경기력이 만족스럽진 않았기 때문이다.

전반 중반엔 상대 역습을 저지하려다가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선수를 넘어트렸고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내주고 실점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슈팅 2개에 그치는 등 왼쪽 측면에 치우쳐 뛰다보니 손흥민 특유의 활발한 몸놀림과 골결정력이 살아나질 않았다.

결국 후반 29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아웃되면서 개막전을 마쳤다. 이에 따라 영국 일부 언론에선 손흥민이 주장으로 뽑혔으나 이런 컨디션이면 선발로 나오지 못할 수 있다며 위기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 만큼이나 페리시치의 경기력과 크로스 능력 등을 신뢰한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일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왼쪽 날개로 변함 없이 손흥민을 골랐다.






상대팀 맨유도 정예 멤버로 토트넘 원정에서의 승리에 도전했다. 마커스 레시퍼드와 안토니,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공격 라인에 배치된 가운데, 브루누 페르난데스, 카세미루, 메이슨 마운트가 중원을 꾸렸다. 루크 쇼와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애런 완-비사카가 백4에 나섰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문 앞에 섰다.

이날 맨유 라인업에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적을 최근 거부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벤치 명단에서도 빠져 눈길을 끌었다. 맨유와 웨스트햄은 매과이어 이적을 사실상 합의했으나 매과이어가 정작 웨스트햄을 거부한 것이 화근이었다. 웨스트햄 역시 매과이어를 포기하고 다른 수비수 물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결장은 에릭 턴하흐 감독의 괘씸죄에 걸린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매과이어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토트넘은 지난해 10월19일 열린 2022/23시즌 첫 맞대결 원정 경기에서 0-2로 지더니 지난 4월27일 홈 경기에선 2-2로 비겼다. 2021/22시즌엔 맨유에 2전 전패했으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1시즌엔 2020년 10월4일 원정 경기에서 6-1로 대승했으나 2021년 4월11일 홈 경기에성 1-3으로 졌다.

결국 토트넘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차례 맨유전에서 1무4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셈이다. 승리했던 가장 최근 경기가 2년 10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승리가 절실한데 토트넘이 브렌트퍼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홈으로 맨유를 불러들이는 만큼 승리할 기회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도 ESPN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토트넘이 맨유를 이길 기회"라고 했다.






뚜껑을 열고보니 그래도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한 맨유의 저력이 대단했으나 토트넘도 지지 않고 맞섰다.

토트넘은 전반 40초 쿨루세브스키가 오른쪽 측면 터치라인 부근에서 반대편으로 긴 크로스를 올렸으나 손흥민의 오른발 발리슛이 잘못 맞아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손흥민이 쿨루세브스키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후부턴 맨유가 토트넘을 위협했다. 전반 2분 굴리에모와 토트넘 수비수들의 실수를 맨유가 찬스로 만든 뒤 안토니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강슛으로 연결했으나 볼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5분에도 가르나초가 맨유의 빠른 역습 때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으나 굴리에모에 잡혔다. 맨유는 페르난데스가 포로와 충돌한 뒤 잠시 부상 치료를 받았으나 그가 돌아오면서 더욱 힘을 냈다. 전반 12분엔 안토니의 전진 패스를 래시퍼드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슛을 날렸으나 굴리에모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걷어내 땅을 쳤다.




전세를 회복한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전에서 2도움을 올린 매디슨이 전반 18분 아크 왼쪽 먼 곳에서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반격에 나섰다. 맨유도 전반 23분 홈팀 수비라인을 무너트리는 패스에 이은 래시퍼드의 헤더로 토트넘을 위협했다.

전반 24분엔 손흥민의 왼쪽 터치라인 질주에서 시작된 공격이 페널티지역 반대편 쿨루세브스키에게 연결돼 그가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오나나가 잡아내 무위에 그쳤다.

몸을 푼 손흥민은 점점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토트넘 공격 활로를 뚫었다. 전반 30분엔 왼쪽 미드필드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허를 찌르는 패스를 넣었으나 사르가 이를 제대로 슈팅하지 못해 무위에 그쳤다. 이에 질세라 맨유도 전반 36분 후방 로빙 패스 때 페르난데스가 토트넘 수비라인을 무너트리고 노마크 찬스에서 헤더를 했으나 공중에 붕 뜨고 말았다.

전반전 가장 결정적인 찬스는 전반 40분에 찾아왔다.

손흥민이 아크 왼쪽에서 상대 선수 2명을 헤집고 들어가 옆으로 패스한 것을 포로가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는데 크로스바를 강타한 것이다. 이어 사르의 슛이 맨유 선수 맞고 또 오른쪽 골포스트 맞는 불운도 겪었다.





자신감을 얻은 토트넘은 이후에도 줄기차게 손흥민과 매디슨을 중심으로 전반 추가시간 3분까지 공세를 취했으나 맨유의 완강한 저항에 득점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초반 토트넘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후반 4분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을 파고든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한 것이 맨유 센터백 마르티네스 맞고 옆으로 흐르자 사르가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2002년생으로 지난 시즌 프랑스 메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사르는 이날 맨유전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곧이어 반격에 나선 맨유는 후반 6분 땅을 칠 만한 아까운 순간이 골대 불운에 울었다. 안토니가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에 힘을 실어 제대로 시도한 슛이 크로스바를 튕겨 나온 것이다.

그러자 토트넘도 맞대응해 후반 7분 손흥민의 허를 찌르를 침투패스 때 오도지의 슛이 오나나 선방에 막혀 2골 차로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이후 분주하게 움직이던 토트넘은 후반 25분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그런데 이날은 페리시치 교체 대상으로 손흥민이 아닌 히샤를리송이 선택돼 눈길을 끌었다. 터치라인에 페리시치와 벤 데이비스가 섰는데 페리시치의 교체 대상은 히샤를리송이었고, 흥민은 포지션을 왼쪽 날개에서 최전방 공격수, 바로 케인이 맡던 곳으로 바꿨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 작전이 적중하면서 토트넘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게 됐다. 후반 38분 페리시치의 왼쪽 측면 낮은 크로스를 전방으로 달려들던 데이비스가 왼발을 스치듯이 슛을 했는데 볼이 가는 경로에 있던 마르티네스를 맞고 볼이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마르티네스의 자책골로 선언될 수도 있었지만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선 데이비스의 골, 페리시치의 어시스트로 기록했다.

2-0이 되면서 토트넘 홋스퍼 홈구장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턴하흐 감독은 래시퍼드를 불러들이는 등 사실상 수건을 던졌다. 이후 맨유의 만회골을 위한 공격은 비카리오의 귀신 같은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토트넘이 2-0 완승으로 90분 격전을 마무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턴하흐 감독과 악수를 한 뒤 담담하게 그라운드로 걸어들어갔다.

토트넘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승리를 만끽했다. 풀타임 뛴 손흥민 역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케인 이탈에 따른 우려를 말끔히 씻고, 상위권 경쟁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는 팀임을 알렸다.

토트넘은 오는 26일 오후 8시30분 본머스와 3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이어 9월2일 오후 11시 번리와 역시 원정 경기를 치르며 이후 A매치 브레이크를 갖고 9월16일 오후 11시 승격팀 세필드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초대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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