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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에도 초조했던' 투헬, 케인 터지자 '활짝'..."좋다는 말로도 부족해, 환상적인 선수"

기사입력 2023.08.19 10:34 / 기사수정 2023.08.19 10:3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리그 데뷔전서 데뷔골을 터뜨린 해리 케인의 활약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뮌헨은 19일(한국시간) 독일 브레멘에 위치한 베저슈타디온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서 1골 1도움을 올린 케인의 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뒀다. 12시즌 연속 개막전 무패 행진을 이어간 뮌헨은 리그 12연패를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케인은 올 여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뮌헨에 입단했다.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200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케인은 1군 통산 435경기에 나와 28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다. 자타 공인 토트넘 레전드인 케인은 우승 도전을 위해 19년간 함께한 클럽과 이별을 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쳤다.

많은 팀들이 달려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등이 후보로 떠올랐다. 실제로 맨유와 레알은 케인 영입 가능성에 대해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토트넘이 원했던 최소 1억 파운드에 달하는 이적료를 맞춰주지 못하고 발을 뺐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게 바로 뮌헨이었다.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변덕스러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의 협상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000만 유로(약 990억원) 수준의 첫 번째 제안이 거절 당하자 8000만 파운드(약 1360억원)로 상향 조정해 2차 제안을 건넸다. 이마저도 토트넘에게 거절 당하자 CEO까지 직접 나서서 케인 영입을 주도했다.

투헬 감독도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케인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은 투헬과의 대화를 통해 뮌헨 이적을 확실히 마음 굳혔고, 뮌헨의 1억 파운드에 근접한 3차 제안을 토트넘이 받아들이면서 이적이 이뤄졌다.

케인은 "난 항상 내 한계를 뛰어넘고, 그것이 날 얼마나 멀리 데려갈 수 있는지를 보고 싶었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우승을 위해 싸우고 싶다.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난 내 커리어와 인생 전체를 영국에서 보냈기에 새로운 리그와 다른 팀에 적응하려면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아 "모두가 뮌헨이 매년 압승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팀들은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도전이다. 난 커리어 내내 토트넘과 국가대표팀에서 적응해왔기에 뮌헨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면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나한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잉글랜드 공격수가 최고 수준에서 뛰는 건 축구대표팀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의 자부심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투헬 감독도 "케인이 선수 경력 동안 이런 압박감을 느끼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닐 거다. 그는 이미 압박감을 경기력으로 바꾸는 법을 배웠다. 케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며 "별 일 없다면 브레멘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케인의 활약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또한 "케인은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며, 훈련장에서 가장 먼저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이미 토트넘과 대표팀에서 그의 득점 기록이 그의 가치를 정의한다. 그는 우리가 이길 확률을 크게 높여주며, 매 경기 이기는 건 아니지만 나는 그를 100퍼센트 확신한다"면서 "케인의 존재는 우리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는 모든 훈련 세션에서 100퍼센트를 발휘한다. 그를 보는 것은 즐거우며, 여러 차례 슈팅 훈련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고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큰 변화가 있기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그래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내일 경기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케인의 활약을 기대했다.







케인은 이번 경기가 뮌헨 선발 데뷔전이었다. 지난 13일 RB 라이프치히와의 DFL-슈퍼컵에 출전해 공식 데뷔전을 치르긴 했으나 후반 교체 출전이었다.

이날 케인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다. 2선에 위치한 르로이 사네,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경기 시작부터 케인의 발끝이 불을 뿜었다. 전반 4분 사네의 패스를 받은 케인은 사네가 수비 틈 사이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자 정확하게 패스를 찔러줬다. 케인의 패스를 받은 사네는 박스 안까지 드리블한 뒤 골문 구석으로 차 넣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케인이 뮌헨에서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이후 경기는 뮌헨이 주도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브레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때때로 위협적인 역습을 전개하면서 뮌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뮌헨은 여러차례 좋은 기회를 잡고도 결정적인 장면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점수 차를 벌리려고 했으나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투헬 감독의 표정에는 초조함이 묻어나왔다.

실제로 후반전 들어 브레멘의 공격이 살아났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던 니클라스 퓔크루크를 앞세워 뮌헨의 골문을 위협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레온 고레츠카를 빼고 마테이스 더리흐트, 콘라들 라이머를 투입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으나 브레멘에게 꾸준히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어두웠던 투헬 감독의 얼굴을 활짝 피게 만든 선수가 바로 케인이었다. 케인은 후반 29분 시원한 오른발 슛으로 꽉 막혔던 혈을 뚫었다. 알폰소 데이비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마무리 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수비가 뒤늦게 달려와봤지만 슈팅이 워낙 정확했다. 공은 수비 다리에 맞고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케인의 데뷔골이 터지자 그제서야 투헬 감독도 활짝 웃어보였다.

이후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 2골을 더 보탰다. 사네가 교체 투입된 토마스 뮐러의 도움을 받아 쐐기골을 터뜨렸고, 케인을 대신해 경기장에 들어간 마티스 텔이 데이비스의 어시스트를 4번째 골로 연결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뮌헨은 케인의 데뷔골과 결과 모두 잡으면서 산뜻하게 리그를 시작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케인의 활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투헬은 "후반전에 우리는 약간 엉성했다. 두 번이나 공을 잃어버렸다. 10분 정도를 힘겹게 버텼다"면서 후반 초반 상대 공세에 밀렸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케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투헬은 "좋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말 훌륭한 활약이었다"라면서 "케인의 골은 클래식 그 자체였다. 그 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도움을 기록하더니 스스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이대로만 계속 해줬으면 한다"고 기뻐했다.

4-0이라는 결과에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투헬은 "무실점 경기를 하고 주도권을 잡은 건 오랜만인 것 같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라며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서로를 잘 도우면서 큰 역할을 해줬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투헬은 다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주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 대해 언급했다. 투헬은 "노이어의 복귀 시점이 상당히 단축됐다. 2, 3주 안으로 노이어가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노이어의 빠른 복귀를 기원했다.

사진=D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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