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좀비버스' 제작진이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시즌2의 포부를 드러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좀비버스'의 박진경 CP, 문상돈 PD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으로 노홍철, 이시영, 박나래, 꽈추형(홍성우), 유희관, 딘딘, 덱스, 츠키, 조나단, 파트리샤 등이 출연했다.
이날 문상돈 PD는 "출연진에게 롤을 준 적이 없다"며 "그러다 보니 자신의 롤에 정확하지 않으니까 더 리얼하게 자신의 모습이 나왔다"고 출연진들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진지하게 해야 할 때 환하게 웃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극 중에 몰입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예능 코미디에 가깝다. 웃으라고 만든 거다. 호불호를 갈리는 지점도 그런 부분인 것 같다. 좀비물이면 과몰입을 해야하는데 그 포인트를 넘어가면 좀비와 코미디, 예능 등 이렇게 조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박 CP는 "좀비가 리얼이 말이 되냐, 아무리 리얼인 척해도 좀비는 '리얼'이라는 단어와 맞지 않는다. 그걸 이용해서 웃음을 끌어내려고 했다"며 역설적 효과를 유도했음을 설명했다.
이어 "덱스가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데 좀비가 오히려 입을 벌리고 바라보는 장면이라든지, 놀이공원에서 좀비가 나오는데 좀비인척 하면서 범퍼카를 움직인다든지 가상의 존재를 표현하고 있지만 저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이용해 웃음을 주려고 한 부분이 있다"라며 예를 들었다.
"대본이 있냐 없냐"는 질문이 많았다는 박 CP는 "리얼 버라이어티도 뼈대들은 있다. 우리도 그 정도의 구성안을 가지고 있다. 상황들은 던져졌다. 2화 시작하면 차사고가 났다는 가정에서 기절했다가 깨어난 거다. 알려준 건 그것뿐이다. 그 앞에서 좀비가 어슬렁거리는 것은 그때 알게 됐다. 대사나 연기를 주문한 것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편집 과정에서 극처럼 보이게 의도한 것은 있다"며 "마트 장면에서도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편집이 들어갔다. 딘딘도 물건을 구하러 한 번 나갔다. 리얼리티 쇼라면 나갔겠지만 과감하게 편집하고 쇼를 만들기로 헀다. 재난 문자를 발송해서 식량과 식수를 확보해서 안에 있으라고 전해 행동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NPC들은 물론 대본이 있다. 사회체육과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먼저 나가서 튜토리얼을 보여주는 것처럼 물건을 구하는 과정이 있고 CCTV가 있고 좀비가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며 미션을 던져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PD는 "좀비는 설정이 있다. 누구는 물린 뒤 죽고, 살아있는 차이가 물린 뒤 설정이 있었다"라며 "유희관의 경우는 둘러싸였기에 죽은 거라 판단했다. 조나단도 심각하게 물려서 빨리 좀비가 된 것이다. 좀비들에겐 전했는데 출연진에게는 몰랐다. 유희관은 제작진에게 나 안 죽은 거 아니냐 물어보기도 그랬는데, 설정상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출연진들이 물리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을 때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변수는 좀비뿐"이었다는 이들은 "체육관을 빌려서 간이 세트를 만들어 훈련을 했다. 이렇게 하면 죽고, 뛰어가고 몇 가지 상황을 만들어 놨었다. 시뮬레이션은 제법 철저하게 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트 장면에서 주워와야 하는 건 물, 라면, 통조림이었는데 덱스가 가방을 어떻게 할 거냐고 얘기했다. 다행히 그 안에 가방이 있었다. 우리가 개입했다면 물과 음식물을 가져와라 했을 텐데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덱스와 노홍철이 제일 먼저 가방을 가지러 나갔다"고 말했다.
예상외였던 장면으로 덱스가 밧줄을 타고 바닥에 있는 츠키를 구하는 장면도 꼽혔다. 박 CP는 "해당 높이가 8m 정도 됐다. 밑에 있는 사람이 물려 죽어서 분란이 일어나는 그림을 상상하고 만들었는데 겁도 없이 내려가더라"라며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그걸 보면서 '덱스 죽네 어떡하냐' 했는데 다시 밧줄을 타고 올라가더라. 좀비들도 잡으러 가다가 '시나리오에 없던 건데' 하고 쳐다보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는 좀비물의 특성상 출연자들이 죽어 나가는 맛이 있어야 했는데 공장에서는 최소한 두 명 이상 죽였어야 했다. 덱스한테 가서 '그림 뽑았다'고 얘기했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시나리오와 달라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장례식장에서 술을 먹고 잠든 장면이 있었는데 잠든 사이에 손발이 묶이는 장면이 있다. 잠이 안 들어도 손발을 묶으려고 했는데 실제로 너무 술을 마셨더라"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방에 있던 6명 중에 5명 중은 실제로 잤다. 진짜 재우려고 실제로 카메라만 돌려놓고 한 시간 동안 뒀다. 이시영은 2분 만에, 노홍철은 5분 만에 잠들었다. '잠든 척해주세요'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실제로 자버려서 재밌었다. 손발을 묶으면서 기척은 있더라"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위험 요소는 없었냐는 질문에 "두 사람이 부표에 올라가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영상도 있다. 만에 하나 빠지면 위험해서 다 입혀서 진행했다. 그리고 CG로 지웠지만 근처에 구조요원들이 있는 배 두 척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촬영은 애드리브였지만 포장하는 과정은 화면 수정, 그런 것을 통해서 과격하게 보이고 없던 좀비도 CG로 넣고 그랬다. 넷플릭스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했다. 놀이공원, 홍대에서도 좀비들이 미친 듯이 달려 나가는 데 CG였다"고 밝혔다.
이어 박 CP는 "좀비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많이 느꼈다"며 "좀비 배우들이 우리 대신 지령을 내리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열심히 참여해 주시고 열정적으로 하셨다. 렌즈, 분장이 길어서 누구보다도 먼저 나와서 몸 사리지 않고 연기해 줘서 너무 고마운 나머지 스태프 스크롤에 단역 연기자들은 죄송하지만 뒷쪽에 스크롤이 뜨는데 이시영 다음에 넣어버렸다. 고마움을 느껴서 주목을 받았으면 했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또한 문 PD는 "그들도 새로운 작업을 했으니 장시간 좀비 촬영이 처음이었을 거다. 좀비 분장을 하고 3~4시간 움직이고 배회하니 힘들었을 텐데 불평불만 없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그 노고를 아니까 출연진도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좀비로 출연하면 스스로도 모습을 찾기가 힘들다고 하더라. 좀비 연기를 하는 모습이 장시간 노출되고 이러는 게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이야기 해줘서 서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CP는 시즌2 여부에 대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지만 시즌2가 나오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되는 엔딩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좀비가 나타난 지 3일 째 된 이야기를 다뤄서 좀비라는 것을 파악 못해 '폭동이 일어났다' 이런 내용으로 이야기하는데 1~2년이 지나면 좀비라는 걸 인지하고, 치료제도 나오고 그러니 시즌2가 나오면 확실한 좀비 세계관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 하려던 것을 최대한 하지는 못해 아쉬운 부분은 있다"며 앞으로의 추이에 기대감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박 CP는 "새로운 형태의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놨다고 생각해 잘 받아들여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며 "드라마인가 실제인가 헷갈릴까 하는 부분에서 출연진의 실제 반응을 보고 여러 평가가 많은데, 코미디로 만든 것이니 웃어 넘겨주시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마무리했다.
'좀비버스'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