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공격수와 수비수 대량 구매를 모색하고 있다.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판 뒤 그 돈으로 여러 명의 알짜배기 선수들을 데려와 리빌딩 축으로 삼으려 한다는 관측이 나돈다.
케인은 2023/24 시즌을 앞두고 뮌헨 이적설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로 이미 구단에서 '리빙 레전드'로 취급받지만 지난 2022/23 시즌 팀이 8위에 그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하자 축구 인생에서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우승트로피를 따내기 위해 팀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뮌헨도 케인이 필요하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이적료 없이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인해 경기력 저하가 뚜렷하다. 지난 시즌 3개 대회 우승 트로피를 쫓다가 자국 정규리그인 분데스리가 우승만 간신히 해내며 자존심을 구겼다.
뮌헨의 제안은 아직까지 토트넘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제안으로 7000만 유로(약 990억원)를 제시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한 뮌헨은 옵션이 추가된 8000만 유로(약 1145억원)로 상향된 2차 제안을 건넸지만 이마저도 토트넘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렇다고 케인이 토트넘에 남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토트넘은 케인을 내년 계약 종료 후 이적료 없이 다른 팀에 빼앗기는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고 보고 올 여름 이적에 전향적인 자세를 드러내는 중이다. 조 루이스 구단주가 케인이 자유계약으로 떠날 상황을 우려해 다니엘 레비 회장을 압박했다. 케인도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며 뮌헨 이적에 힘을 실었다.
결국 두 구단은 최근 런던에서 회담을 진행하며 케인 이적 협상을 위한 노력을 보였다. 협상의 속도에 대해선 언론마다 시각이 다르지만 베르더 베르멘과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치르는 오는 19일 전까지는 케인이 뮌헨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가장 유력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뮌헨과 토트넘은 케인에 대한 가치 평가를 놓고 2500만 파운드(약 410억원) 차이를 드러냈다"며 "하지만 논의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여전히 케인의 이적료로 1억 파운드(약 1646억원)를 바라고 있지만, 뮌헨은 토트넘의 요구를 충족시킬만한 제안을 건네지 못했다.
다만 두 구단의 의견 차가 점점 좁혀지는 만큼 한 달도 남지 않은 이적시장 마감일을 고려하면 토트넘도 케인과의 결별에 따른 대책 수립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공격수 2명 이상, 수비수 2명 이상을 케인 이적료 등을 통해 확보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센터백 다빈손 산체스도 팔기 위해 내놨으나 30살 케인으로 벌어들이는 거액을 통해 공격수 및 수비수 대량 구매를 추진하는 중이다.
수비수는 이미 윤곽이 나왔다. 레버쿠젠에서 뛰는 부르키나 파소 대형 센터백 에드몽 탑소바, 그리고 네덜란드 국가대표인 볼프스부르크 소속의 미키 판더펜 등 2명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게 토트넘 계산이다. 탑소바가 24살, 판더펜이 22살이어서 리빌딩을 추진하려는 토트넘 구상에도 딱 들어맞는다.
이어 공격수 라인업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일단 실속형 공격수로 최근 맨유와 이적설을 뿌렸던 이란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 영입설이 흘러나왔다. 이란 매체 타스님 뉴스는 4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타레미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레미가 손흥민과 동갑인 1992년생으로 나이가 많지만 지난 시즌 FC포르투에서 리그 33경기 22골 8도움으로 두 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기록한 만큼 당장 1~2년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03년생 아르헨티나 공격수 알레호 벨리스를 데려와 케인처럼 10년을 내다보고 키우겠다는 게 뮌헨 구상이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2003년생 벨리스가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한다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히어 위 고(Here we go)를 띄웠다. 로마노는 "벨리스가 토트넘과 장기 계약을 맺는다. 3일 저녁 토트넘과 구두 합의에 도달했다. 약 1500만 유로(약 213억원)에 옵션이 포함된 이적료가 책정됐다"고 했다.
뮌헨은 케인 영입에 점점 낙관적인 입장이다. 케인이 뮌헨으로 가고자하는 마음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뮌헨은 이제 케인 영입을 위해 1억 유로 돌파할 준비가 됐다. 그들은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회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였고, 드레센 CEO와 그 주변 인물들은 여전히 낙관적이다"라고 했다.
토트넘 안팎에서도 케인의 매각 여부보다는 케인을 팔아 얻는 최소 1500억원의 돈으로 누굴 사오고 어떻게 새 시즌 라인업을 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행동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