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이끄는 에릭 턴 하흐 감독이 다비드 데헤아와 해리 매과이어에게 내린 결정에 무덤덤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31일(한국시간) 턴 하흐 감독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인터뷰 자리에서 턴 하흐 감독은 데 헤아 방출과 매과이어 주장직 박탈에 관해 입을 열었다.
2011년부터 맨유 골문을 지켜온 수호신 데헤아는 지난달 30일로 계약 기간이 만료돼 FA(자유계약선수)로 방출됐다. 맨유에서 12년 동안 545경기에 나와 클린시트 190회를 기록한 데헤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전 경기 출전해 무실점을 17번이나 기록하면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데헤아는 명실 상부 맨유 레전드로 등극했지만 맨유는 데헤아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인터밀란에서 뛰던 카메룬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를 이적료 5250만 유로(약 736억원)에 영입하면서 데헤아 빈 자리를 메웠다.
데헤아를 내보낸 맨유는 이후 지난 시즌까지 맨유 주장직도 새롭게 개편했다. 지난 시즌까지 클럽 주장을 맡았던 매과이어를 대신해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새로운 맨유 캡틴으로 삼았다.
키 194cm, 체중 100kg 거구 수비수 매과이어는 한때 맨유가 큰 기대를 걸었던 센터백이다. 지난 2019년 레스터 시티에서 뛰던 매과이어를 데려오기 위해 맨유는 무려 8000만 파운드(약 1333억원)를 지출하면서 수비수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매과이어는 맨유로 이적한 이후 경기 중 실수를 범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자 결국 턴 하흐 감독 눈밖에 나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고, 주장 완장까지 뺏기는 굴욕을 맛봤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프리시즌 훈련을 진행 중인 턴 하흐 감독은 데헤아 방출과 매과이어 주장직 박탈과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턴 하흐 감독은 "그게 감독과 일반인의 차이다. 결국에 최고의 축구는 결과를 얻은 뒤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맨유는 이 순간에 이런 결정을 내리도록 날 임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올곧고 정직한 방식으로 해야 하며, 이는 내가 항상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난 항상 이런 방식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매과이어 주장직 박탈 건에 대해선 "매과이어와 싸우려는 게 아니다. 그러면 당신들이 결정을 내려라"라며 "난 매과이어가 선수단의 일원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과이어가 주장 완장을 빼앗기자 일각에서는 맨유가 매과이어를 방출하기 위한 압박이라고 추측했다. 현재 맨유는 매과이어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영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턴 하흐는 방출을 위해 주장직에서 박탈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매과이어는 자신의 위치를 위해 싸워야 한다. 그는 매우 훌륭한 센터백이지만 자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라며 "이는 매과이어에게 달려 있는 문제이고, 난 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지휘봉을 잡은 턴 하흐 감독 지도력에 힘입어 맨유는 2022/23시즌 리그컵을 우승하고, 프리미어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1년 만에 다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다음 시즌부터 리그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턴 하흐 감독은 "프리시즌에 그런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라며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선 지난 6년 동안 5번이나 우승한 맨체스터 시티 말고는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클럽들은 리그 4위 안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해야 하고, 4위권 안에 진입하면 선두 경쟁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그러면 과연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위치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시즌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턴 하흐 감독이 2년 차인 2023/24시즌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