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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도 안 되던데...'워터파크'→'뽀송뽀송' 가능케 한 상암 잔디 비하인드 [맨시티-ATM]

기사입력 2023.07.31 12:00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한 시간 사이에 워터파크에서 깔끔한 잔디로 변화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2년 전 잔디 교체로 호우 경보를 이겨내고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멤피스 데파이, 야닉 카라스코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벵 디아스에게 한 골을 내준 맨시티를 2-1로 눌렀다.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팀K리그와의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던 아틀레티코는 오히려 유럽 최고의 팀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며 한국 투어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특히 아틀레티코는 이날 경기가 비공식 전이지만, 맨시티와의 역대 세 차례 맞대결 만에 첫 승리를 거두는 진기록도 세웠다. 아틀레티코는 맨시티와 지난 2021년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맞대결에서 두 차례 붙어 1무 1패를 기록했던 기억이 있다. 

이날 경기 전인 오후 6시부터 서울 서부권에 호우 경보가 발효됐다. 서울특별시청과 행정안전부는 오후 6시 50분경에 일제히 서울지역에 호우 경보를 내리면서 안전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호우는 경기에도 영향을 줬다. 경기장 잔디에 엄청난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경기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오후 7시 26분, 경기 시간을 30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자칫 잘못하면 지난 23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토트넘 홋스퍼와 레스터 시티의 프리시즌 경기가 폭우로 취소되는 사태가 서울에서 재현될 뻔했다. 

연기를 결정한 뒤, 경기 관련 관계자들이 터널 앞에 모여 상황을 지켜봤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장 잔디에 물이 많이 고였고 골대 뒤편 관중석은 물론 지붕으로 덮여있는 기자석과 본부석, 반대편 관중석에도 지붕을 뚫고 내려오는 빗물로 뒤덮였다.



오후 7시 30분이 지나면서 빗줄기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잔디에는 물이 흥건했다. 관계자들은 일단 벤치에 고인 빗물을 물청소로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잔디는 배수가 되길 기다려야 했다. 

15분 뒤엔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 그리고 양 구단 관계자들이 모여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한 심판이 공을 높이 던져 공이 얼마나 다시 튀어 오르는지 확인했지만, 공은 전혀 튀어 오르지 않았다. 

5분 뒤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일부 선수들도 나와 상황을 지켜봤다.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도 공을 높이 띄워 봤지만, 공은 튀어 오르지 않았다. 동료에게 패스해도 공이 제대로 구르지 않았고 패스를 주고받기도 힘겨웠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배수의 정도를 확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배수가 잘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는지, 아스필리쿠에타를 비롯한 선수들은 상황을 확인하고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후 8시 1분,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먼저 경기장에 나와 워밍업을 시작했다. 

경기 감독관으로 보이는 인물과 고형진 대기심이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다시 잔디 상황을 확인했다. 이때 잔디 상황은 물웅덩이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었다.

오후 8시 15분 맨시티 선수들이 워밍업을 위해 나왔고 킥오프 시간은 다시 10분 늦춰져 8시 40분으로 연기됐고 최종적으로 8시 45분 실제 킥오프가 이뤄졌다. 

태국 방콕에서의 상황과 달리 서울월드컵경기장 배수는 아주 빠르게 이뤄졌다. 이 경기장에는 지난 2021년 11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렸다. 

당시 잔디 패임 방지의 목적으로 이 잔디가 깔렸는데 이 과정에서 지난 2001년 준공돼 20여 년간 사용하면서 배수 능력이 떨어진 잔디 식재층의 모래도 전면 교체해 배수 성능을 다시 끌어 올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22년 여름 폭우 당시에도 잔디 배수 성능을 발휘해 정상적으로 FC서울 홈 경기를 진행했고 올해엔 유럽 팀 간 맞대결에서도 성능을 자랑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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