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초보감독'이 제대로 일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사령탑 데뷔 첫해부터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두산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9차전에서 8-5로 승리를 거두고 11연승을 질주, 구단 역사상 최다연승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10연승이었다. 두산은 김인식 감독 시절이었던 2000년 6월 16일 현대 유니콘스전~6월 27일 잠실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처음으로 10연승을 경험했고,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8년 6월 6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6월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두 번째로 10연승을 만들었다. 그러나 11연승은 '국민감독'도, '우승감독'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또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날 승리로 KBO리그 국내 감독 부임 첫 해 최다연승 기록(종전 10연승, 1997년 천보성 LG 트윈스 감독·1999년 이희수 한화 이글스 감독·2000년 이광은 LG 감독)을 갈아치웠다. 외국인 감독까지 포함하면 역대 감독 데뷔시즌 최다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주인공은 2008년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11연승)이다.
KBO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11연승은 그리 흔한 기록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 11연승이 나온 건 2020년으로, 당시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NC 다이노스가 9월 20일 사직 롯데전(더블헤더 1차전)~10월 1일 창원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까지 11연승을 만들었다. 그 후 무려 1027일 만에 두산이 11연승을 맛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사령탑을 맡게 된 이승엽 감독은 시즌 전만 해도 '초보감독'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프로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적이 없었고, 더구나 전년도 정규시즌 9위 팀을 바꿔야 한다는 중책을 맡으면서 선수 때보다도 어깨가 무거웠다.
시즌 초반에는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던 두산이지만, 코칭스태프의 소통과 주축 선수들의 반등에 힘입어 서서히 힘을 내기 시작했다. 7월 1일 울산 롯데전부터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한 두산은 5할 승률을 맞춘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3위 자리까지 탈환했고, 이제는 선두권 경쟁이 한창인 LG와 SSG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승엽호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