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 팬들이 사우디아라비아행을 거절하고 팀에 잔류한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현재 2023/24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호주에서 토트넘 선수단과 함께 프리시즌을 소화 중인 손흥민은 지난달 갑작스레 사우디행에 대한 소식이 등장한 바 있다.
스포츠 매체 ESPN은 지난 6월 "손흥민이 사우디 리그 알이티하드로부터 4년 동안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0억) 수준의 연봉이 포함된 계약을 제안받았다"라고 보도했다.
ESPN에 이어 영국축구기자협회(FWA) 정회원이자, CBS 스포츠 소속 기자인 벤 제이콥스도 "토트넘의 손흥민도 사우디의 2024년 목표다. 이미 기초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힐 수 있다. 계속 주시해야 한다"라며 손흥민이 사우디 이적을 위한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영국 유력 매체인 스카이스포츠도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024년 사우디의 타깃이며, 이미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2024년 여름 토트넘과의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며, 일부 보도에서는 한국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를 떠날 준비가 되었다고 주장한다"라며 손흥민의 사우디행 가능성에 주목했다.
사우디가 유럽 축구 정상급 선수 영입을 노렸던 것은 이미 지난겨울부터 시작된 흐름이다. 지난해 1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호날두는 사우디 구단 알나스르의 2억 유로(약 2800억원) 연봉 제안을 수락하며, 유럽 무대를 떠나 중동으로 향했다.
이후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를 비롯해 유럽 정상급 선수들도 사우디로 향했는데, 손흥민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우디로 향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다만 손흥민은 지난 6월 엘살바도르와의 A매치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이 질문을 듣자, 한숨을 쉰 뒤 곧바로 웃으면서 "난 아직 거기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더 좋고, 여기서 더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라며 사우디 이적 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기)성용이 형이 그때 이야기한 적이 있다"라며 희대의 명언이었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프리시즌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의 사우디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다. 토트넘은 호주 퍼스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하며 17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손흥민도 참석했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을 거절했다"라고 손흥민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도했다.
토크스포츠는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을 거절했다고 인정했다. 토트넘도 손흥민과의 계약이 2년 남았기 때문에 사우디의 유혹적인 제안을 거절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라며 손흥민이 사우디 이적 거절을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내가 (사우디에) 가고 싶었다면 여기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축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돈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이다"라며 꿈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그곳에 가고 있는 것이 정말 흥미롭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여전히 나에게 꿈이고,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라며 사우디 이적 대신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이번 시즌을 잘 보내겠다고 밝혔다.
매체는 손흥민의 이번 발언에 대해 "팬들은 그가 보여준 충성심을 좋아했다"라고 전하며 토트넘 팬들의 반응도 보도했다.
토트넘 팬들은 자신들의 SNS를 통해 손흥민의 발언을 올리며 "토트넘에 있고 싶어 하는 그를 주장으로 만들어라", "그를 사랑한다. 우리가 손흥민을 팀에 데리고 있어서 행운이다", "모든 감독들의 꿈이다"라며 격한 기쁨의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손흥민은 차기 시즌 각오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나는 힘들었다. 지난 시즌은 내가 알던 내가 아니었다. 난 이번 시즌 사람들에게 여러분들이 알던 소니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본래의 기량으로 돌아오겠다는 마음을 표했다.
손흥민의 사우디행 거절과 함께 손흥민에 대한 토트넘 팬들의 애정은 더욱 커진 가운데, 손흥민이 2023/24 시즌 본래 기량으로 돌아온다면 그에 대한 팬들의 환호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트위터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