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16 16:41 / 기사수정 2011.06.16 16:41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지동원의 유럽 진출 행선지가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남 관계자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전남과 지동원측이 아인트호벤 이적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부 계약조건을 조율하는 일만 남았다"라고 밝혔다.
16일 오전 올림픽 대표팀 훈련을 위해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로 입소한 지동원은 “내 의견이 중요하다. 전남 구단과 에이전트에 충분히 얘기했다. 빠르면 이번 주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경기를 많이 뛰는 팀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초 지동원은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이적이 유력했다. 하지만 15일 선덜랜드 지역 언론 '선덜랜드 에코'는 지동원의 선덜랜드 입단이 임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선덜랜드 - 프리미어리그의 매력 vs 치열한 주전 경쟁
'축구의 본고장'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은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다. 지동원은 이런 기회가 흔히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동원은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레딩 유스팀으로 10개월 동안 유학을 다녀왔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쉬움을 곱씹은 지동원의 성공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동원은 "선덜랜드는 중하위권 팀이어서 선수들의 이적이 빈번한 단점이 있지만 프리미어리그라는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살얼음판 주전 경쟁이다. 선덜랜드는 기존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 프레이저 캠벨이 버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명의 공격수와 연결되고 있다. 더구나 지동원의 몸값은 대략 80만 파운드(약 14억 원) 수준이다. 선덜랜드 입장에서 헐값에 불과한 지동원 영입으로 오프시즌을 마감할지는 미지수다.
선덜랜드는 올 시즌 리그 10위로 중위권 성적을 기록했지만 언제든지 강등권 싸움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는 터라 거의 주말마다 한 경기씩 치르게 된다. 이에 따라 체력 안배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될 일은 지극히 적다. 만일 지동원이 주전으로 등극하지 못한다면 제한된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인트호벤 - 수월한 주전 경쟁 vs 낮아진 리그 수준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은 유럽 진출의 첫 행선지를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잡았다. 아직 20세에 불과한 지동원으로선 차근차근 기량을 발전시키며 유럽 적응력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인트호벤에서의 주전 경쟁은 선덜랜드와 비교해 다소 수월한 편이다. 올 시즌 아인트호벤은 리그에서 28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며 순항을 거듭했다. 하지만 지난겨울 이브라힘 아펠라이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이후 팀은 급격한 난조를 보였고 결국 리그 3위에 머무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4-3-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아인트호벤은 공격형 미드필더 올라 토이보넨(28경기 15골)과 왼쪽 윙포워드 발라스 주작(33경기 16골)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그러나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주작이 다음 시즌 러시아 안치로 이적함에 따라 왼쪽 윙포워드 자리는 사실상 공석으로 남게 됐다.
믿을만한 공격수가 없는 것도 아인트호벤의 큰 고민이다. 마르커스 베리, 대니 쾨베르만스는 올 시즌 각각 8골, 1골에 그치며 실망감을 남겼고 저메인 렌스(33경기 10골)는 주로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하는 탓에 지동원과 겹치지 않는다.
지동원은 이들과 비교해 신체 조건에서 다소 열세지만 빠른 스피드와 넓은 활동 반경, 최전방 공격수와 왼쪽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동원은 대표팀과 소속팀 전남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어 기대감을 모은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 대신 굳이 네덜란드 이적이 최선일지는 의문이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는 박지성, 이영표가 활동하던 시절과 비교해 극심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2006/07 시즌 이후 네덜란드 클럽이 챔피언스리그 16강 이상에 오른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동안 네덜란드는 빅리그 이적을 위한 교두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의 빅리그 성공 사례는 루이스 수아레스(이상 리버풀)가 전부다.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출신 아폰소 알베스(알 사드),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는 혹독한 실패를 맛봤고 올 시즌 득점왕에 오른 비욘 블레밍크스(브레게)는 벨기에로 이적하는데 그쳤다.
아약스 시절 수아레스가 보여준 엄청난 활약이 아니라면 빅클럽 이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 = 지동원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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