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키움 히어로즈를 지탱하고 있는 원동력, 바로 마운드다. 시즌 초반부터 크고 작은 변수 속에서도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해 줬다.
'에이스'급은 아니었어도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한 토종 선발들도 팀에 공헌한 바가 크다.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정찬헌, 올 시즌 7경기 만에 첫 승을 따낸 장재영이 그 주인공이다.
정찬헌은 지난해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뒤 해를 넘겨서도 도장을 찍지 못했고, 결국 시즌 개막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3월 27일에야 총액 8억 6000만원·계약기간 2년에 키움과 손을 잡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정찬헌에게 준비의 시간이 필요했다.
4월에 접어들면서 정찬헌은 '실전 모드'에 돌입하면서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를 소화했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4월 29일에 1군으로 올라왔다. 이후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면서 팀에 힘을 실어줬고,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올 시즌 정찬헌의 성적은 11경기 59⅓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3.94.
홍원기 키움 감독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정찬헌의 전반기 투구 내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서 승리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겨울 동안 힘든 준비 여건 속에서도 늦게 합류했으나 본연의 임무를 100% 이상, 120%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11경기 중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가 7경기나 될 정도로 정찬헌은 기본적인 제구나 구위뿐만 아니라 '이닝 소화'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또 한 명의 토종 선발, 장재영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월 2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떠안았을 뿐만 아니라 2경기 모두 볼넷 5개를 기록하면서 제구에 대한 불안함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다가 한 달 넘게 재정비를 가진 것이 장재영에게 큰 도움이 됐고, 지난달부터 다시 1군에서 선발로 등판할 기회를 잡았다.
볼넷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이닝 소화가 문제였다. 6월 4일 인천 SSG 랜더스전(3이닝), 11일 수원 KT전(3이닝),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3⅓이닝)만 해도 4이닝을 넘긴 경기가 없었다.
그랬던 장재영이 6월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했다. 당시 성적도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준수한 편이었다. 승리를 따내진 못했어도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고, 마침내 7월 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서 5⅓이닝 2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21년 19경기, 2022년 14경기까지 포함하면 무려 40경기 만의 데뷔 첫 승이었다.
사령탑도 장재영의 개선된 부분을 인정했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에 대해 "수치상으로도, 자신감 면에서도 많이 좋아졌고 크게 향상됐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전반기에 가능성을 엿본 장재영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불펜에서 대기하는 가운데, 11일 KT전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홍원기 감독은 "필승조에 가까운 불펜에서 나머지 경기를 준비하려고 구상하고 있다. 유형에 따라서 선발투수 뒤에 붙는 것도 괜찮고 그건 선발투수의 흐름에 따라서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일단 선발 뒤에 붙이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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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