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LG 트윈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국내 선발투수들의 부진이다. 올 시즌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우완 임찬규를 제외하면 제 몫을 해주는 투수들이 없다.
리그 최강의 불펜진과 짜임새 있는 타선을 바탕으로 49승 29패 2무로 승패마진 '+20'을 찍고 있지만 후반기에도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기 위해서는 국내 투수들의 반등이 필수적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일단 전반기를 플럿코-켈리-임찬규 3명을 중심으로 4, 5선발은 상황에 따른 기용과 적절한 불펜 데이로 메어왔지만 후반기는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핵심은 2군에서 '서머 캠프'를 진행 중인 좌완 김윤식, 우완 이민호다. 당초 두 사람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3, 4선발로 낙점됐지만 개막 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김윤식은 11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29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6월 8일 키움 히어로즈전 5이닝 12피안타 1탈삼진 7실점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민호는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5.03으로 더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22일 NC 다이노스전 1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 이후 염경엽 감독의 전반기 구상에서 완전히 빠졌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 이민호가 정상적인 구위, 밸런스가 아닌 상태로 1군에서 계속 공을 던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봤다. 결론은 '리셋', '리부트'였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몸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현 키움)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4 시즌에도 국내 선발로 준비시켰던 문성현, 오주원(은퇴)이 개막 후 극심한 부진에 빠지자 2군에서 '2차 캠프'로 해법을 찾았다.
문성현은 당시 6월까지 8경기(6선발) 2승 2패 평균자책점 9.19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2차 캠프' 후에는 12경기(11선발) 7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1로 전혀 다른 투수가 돼서 돌아왔다.
오주원 역시 2014 시즌 5월까지 8경기(5선발) 2승 3패 평균자책점 10.04의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이후 '2차 캠프'를 거쳤고 7월부터 13경기(9선발) 3승 3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줬다.
염경엽 감독은 2014 시즌 넥센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은 문성현, 오주원을 2개월 가까이 1군에서 기용하지 않고 2군에서 재정비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9년 전 넥센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강타선을 보유했던 게 사실이지만 문성현, 오주원이 후반기 제 몫을 하지 못했다면 정규리그 2위는 쉽지 않았을 거라는 게 염경엽 감독의 생각이다. 올해 김윤식, 이민호도 '2차 캠프'를 거쳐 성공적으로 복귀한다면 LG의 정규리그 우승에 큰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입장이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은 투구수를 많이 끌어올려서 (경기당) 100개를 던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1군으로 불러서 던지는 모습을 보려고 한다"며 "이민호는 시간이 더 걸린다. 아직 캐치볼도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윤식이 선발에서 자리를 잡아주면 좋을 것 같다. 다만 김윤식이 8월 정도에 1군으로 올라오는 걸 생각하고 있어서 그전까지는 최근 2군에서 보고가 좋았던 강효종도 기대를 하고 있다"며 후반기 국내 선발 후보군을 폭넓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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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