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월드컵 16강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온다.
유럽축구 전문가인 이탈리아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9일(한국시간) SNS을 통해 "파울루 벤투 감독은 UAE 축구대표팀의 새 사렵탑이 되기로 합의한 것으로 이해됐다"라고 보도했다.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 감독은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4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한국을 떠났다.
월드컵 조별리그 때 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같은 H조에 속하면서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벤투 감독은 한국을 토너먼트에 진출시키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기에 그가 차후 어느 팀을 맡게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을 떠난 이후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졌던 벤투 감독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클럽을 비롯해 다양한 팀들과 연결됐으나 아직까지 벤투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장을 떠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은 가운데 벤투 감독이 유럽 무대로 복귀하는 게 아니라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기로 결정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로마노 기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UAE 대표팀의 새 사령탑이 되기로 합의한 것으로 이해됐다"라며 "그는 UAE와 2026년까지 유효한 3년 계약을 합의했다. 계약서는 내일(10일) 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벤투의 조국 포르투갈 유력지인 '헤코르드'도 8일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UAE와 대표팀 감독 자리를 두고 협상 중"이라며 "협상이 완료되면 벤투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 한국을 지휘한 것에 이어 다시 한번 아시아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UAE는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한 번뿐이지만 중동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2026년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부터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이 4.5장에서 8.33장으로 늘어남에 따라 UAE 내에선 36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원하는 UAE는 한국을 성공적으로 이끈 벤투 감독에게 2026 월드컵 때까지 지휘봉을 맡겼다. 이로써 벤투 감독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을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이미 아시아 지역 예선 일정이 발표된 가운데 한국과 UAE는 1, 2차 예선이 아닌 최종 예선에서 만날 수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기준으로 아시아 국가들 중 상위 8개국은 오는 11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만나지 않는데 UEFA의 FIFA 랭킹은 72위로 아시아에서 8번째다. 한국은 28위로 일본(20위), 이란(22위), 호주(27위)에 이어 4번째로 높다.
만약 한국과 UAE가 2차 예선을 통과하는 18팀에 속하게 된다면 18팀을 3개 조로 나눠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3차 예선에서 맞붙을 수도 있다. 아시아 지역 예선 1, 2차전 대진 추첨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된다.
한국과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벤투 감독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와 태극전사들을 적으로 상대할 수 있게 된 가운데 UAE에서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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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