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끝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2년을 뛴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수문장 다비드 데헤아와 올드 트래퍼드(맨유 홈구장)에 돌아올 다리를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이 전했다. 로마노는 '속보' 머릿말을 달고는 "데헤아는 맨유를 떠난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단언했다.
지난 2011년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맨유로 이적한 그는 10년 넘게 세계 최고 인기팀의 주전 문지기로 철옹성을 구축했다. 프리미어리그 415경기를 비롯해 맨유에서 총 545차례의 공식전을 소화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할, 조세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랑프 랑닉, 에릭 턴하흐 등 정식 혹은 임시 감독만 6명을 거치며 흔들리지 않는 부동의 골키퍼로 활약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끝나는 2022/23시즌은 달랐다. 부정확한 패스로 인한 실점 빌미를 자주 제공하면서 그의 기량 저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스페인 대표팀 최종엔트리에서 낙마하는 일까지 겪었다.
맨유는 재계약 협상 초기엔 데헤아를 삭감된 주급으로 남길 가능성까지 고려하며 동행 여지를 남겼으나 막판에 변심했다.
결국 지난달 말엔 맨유가 데헤아가 합의된 제안을 철회, 더 낮은 수준의 주급이 포함된 새로운 제안을 건넸다. 그리고 데헤아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제의 등을 통해 맨유 잔류만 답이 아님을 암시했다. 결국 양측이 더 이상의 협상을 포기하고 결별했다는 게 로마노의 주장이다.
맨유가 데헤아를 포기한 배경엔 인터 밀란의 카메룬 국가대표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 영입에 바짝 다가선 것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맨유는 인터 밀란에 수차례 거절당한 끝에 6000만 유로(약 850억원)의 이적료를 내고 그를 확보하는 것에 점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엔 21살짜리 일본 골키퍼 스즈키 지온을 J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83억원에 데려와 백업으로 삼을 태세도 드러냈다.
스즈키는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출생지는 미국이지만 일본 국적을 택하면서 일본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뛰고 있다.
이렇게 맨유가 골키퍼 진용을 대폭 개편하면서 데헤아와 12년 동행도 끝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