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3/24시즌부터 골이 많이 터진 경기일수록 추가시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축구 규칙을 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골세리머니도 추가시간에 엄격하게 집어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는 3일 IFAB의 축구 규칙 변경 내용을 전하면서 골세리머니 시간에 대한 변경 내용도 알렸다. IFAB는 지난 1886년 설립됐으며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두고 있다. 현대적인 축구를 고안한 영국의 4개 축구협회, 즉 잉글랜드축구협회와 스코틀랜드축구협회, 웨일스축구협회, 북아일랜드축구협회에서 각각 한 명씩의 IFAB 위원을 지명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4명을 지명해 총 8명이 일하고 있다. 이 중 6명이 찬성해야 축구 규직 변경이 이뤄진다.
새 시즌 변경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골세리머니에 대한 추가시간 적용이다. 기존에도 세리머니가 길어질 경우 이를 자율적으로 추가시간에 넣는 심판들이 있었지만 의무 적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론 세리머니 시간도 무조건 추가시간에 반영된다.
마르카는 "카타르 월드컵 대부분의 경기에서 추가시간이 얼마나 길어졌는지를 목격했다"며 "IFAB는 시간 낭비를 피하기 위해 더 많은 플레이를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새 규칙에선 골세리머니를 반대한다. 앞으로 주심은 세리머니에서 손실된 시간을 추가시간에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선 축구가 90분 짜리가 아닌 100분 짜리 경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추가시간이 대폭 적용됐다. 각 경기마다 전후반 모두 합쳐 10분 이상의 추가시간 부여되는 경기들이 속출했다.
선수들 입장에선 보다 많은 체력이 요구됐지만 팬들 입장에선 시간 끌기를 위한 플레이들이 사라져 더욱 보기 좋고 박진감 넘치는 축구가 펼쳐졌다. IFAB는 이런 장면들을 눈으로 확인한 뒤 골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소요되는 1분 안팎의 시간들까지 정지시키고 추가시간에 포함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IFAB는 플레이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골이 터지려는 순간에 후보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들이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것을 용인하기로 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3-2로 앞서가는 골이 터질 때 아르헨티나 일부 후보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위해 터치라인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논란이 됐는데 앞으론 이런 행동을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반면 승부차기 때 골키퍼들이 상대 선수들을 향해 도발하는 것은 금지했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 승부차기 때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프랑스 킹슬리 코망의 슈팅을 막은 뒤에는 높게 뛰어올라 주먹을 내지르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등 상대 자극한 것을 앞으론 허용하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