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나승우 기자)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의 관심을 받고 있는 양현준(강원FC)에게는 올 여름 떠나야 하는 간절한 이유가 있다.
강원은 지난 2일 인천전용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강원은 2승7무11패, 승점 13으로 리그 11위를 유지했다.
이날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양현준은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또다시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양현준은 측면에서 드리블로 인천 수비를 흔들거나 중앙으로 들어와 공격에 관여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춘 이정협과 김대원도 인천 수비에 꽁꽁 묶이면서 양현준이 활약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보여줬던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양현준이다. 2022시즌 36경기 8골 4도움으로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던 양현준은 이번 시즌 단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다. 4월 말 전북현대전 이후 약 2개월 가까이 공격 포인트 소식이 없다.
지난 시즌 6위에 올랐던 강원이 강등권인 11위에 머무르는 동안 양현준의 폼도 하락했다. 백3를 사용하는 강원이 측면을 이용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게 아닌 백5에 가까운 수비 축구를 하면서 양현준도 낮은 위치에서 뛰는 빈도가 잦았다.
자연스럽게 높은 위치까지 공을 운반해 올라와도 공격 상황에서는 힘에 부쳐 패스 실수로 공을 헌납하거나 슈팅 위력이 약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들이 시즌 내내 반복되면서 양현준의 경기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이 양현준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적료 250만 유로(약 35억원)를 제시했다. 양현준이 프로 데뷔 3년 차에 불과한 신인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거금이다.
하지만 강원은 올 여름엔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등권에 내몰린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시즌 도중 핵심 선수를 내줄 수는 없다는 뜻이다. 떠나게 되더라도 임대를 통해 6개월 동안 강원에서 뛴 후 겨울부터 셀틱에서 뛰기를 바라고 있다.
양 구단의 입장 차이로 이적이 불발될 위기에 놓인 양현준은 인천전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실망과 이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현준이 간절한 이유가 있다. 앞서 말했듯 양현준의 경기력은 시간이 지날 수록 떨어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적하지 못하고 강원에 남았는데도 1부 잔류에 실패하거나 경기력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번 셀틱과 같은 오퍼가 다시 올 거라고 결코 장담할 수 없다.
지난 시즌 활약이 바탕이 된 올 여름이 어쩌면 유럽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셀틱은 양현준 영입 실패를 대비해 다른 자원을 찾아보고 있다.
양현준도 "언제까지고 셀틱이 기다려주는 건 아니다. 다른 쪽에서 (선수를)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착잡하다. 경기력에 계속 영향이 가고 있다. 동료들이나 다른 팀 형들도 유럽에서 오퍼 오는 게 쉽지 않다고 전부 다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공개적으로 이적 의사를 내비친 양현준이 강원의 입장을 돌려 유럽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