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우타 거포 양석환이 팀을 5위로 이끄는 결승포를 쏘아 올렸다. 사령탑의 눈과 손을 하트로 만드는 멋진 한방이었다.
두산은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8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전날 2-1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승전고를 울리고 6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이날 두산의 승리를 견인한 건 양석환의 한방이었다. 두산은 5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로 2-0의 리드를 잡았지만 호투하던 에이스 알칸타라가 5회말 황성빈, 6회말 잭 렉스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2-2 동점이 됐다.
팽팽하던 흐름을 바꿔놓은 건 양석환이었다. 8회초 무사 1루에서 롯데 셋업맨 구승민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스코어를 4-2로 만들었다. 원 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게 형성된 132km짜리 슬라이더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다.
지난달 2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쳐낸 뒤 나흘 만에 시즌 12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양석환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면서 특유의 '하트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승엽 두산 감독의 눈도 '하트'가 됐다. 이승엽 감독은 양석환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쁨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은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와 함께 2연승을 내달리며 4위 롯데에 1경기 차 뒤진 5위로 도약했다. 시즌 35승 36패 1무로 5할 승률 회복도 눈앞에 뒀다.
양석환은 경기 후 "최근 우리가 뭐에 씐 것처럼 잘 안 풀렸었는데 그래도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홈런을 쳐서 기분이 좋다"며 "두산 타선이 잘 터지지 않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에 중심 타자로서 책임감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투수들이 계속 잘 던졌는데 투수들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팀 타율 0.234로 공격 침체에 시달렸다. 이 기간 투수들이 팀 평균자책점 2.79로 제 몫을 해줬지만 32득점 밖에 얻지 못하면서 4승 6패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30일 경기 역시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불펜진이 8, 9회 롯데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빈공에 시달리며 연장 10회 0-1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양석환은 이 때문에 "오늘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알칸타라한테도 미안하다. 김명신도 이틀 연속 2이닝 가까이 던졌다"며 "더운 날씨에 고생 많았고 정말 고맙다는 얘기를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이 나보다 더 세리머니가 크셨던 것도 점수가 잘 안 나온 부분이 크다"라며 "이닝 초반 타선이 더 득점을 뽑았어야 했는데 나중이지만 그래도 내가 8회 중요한 상황에 홈런을 쳐서 안도하신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