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은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2018년부터 5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다. 특히 2021년에는 46개의 도루를 달성하면서 프로 데뷔 첫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리그 전체에서 40도루 고지를 밟은 박찬호(KIA 타이거즈·42개)가 '도루왕' 주인공이 됐다. 9월 초 왼손 중수골 골절로 이탈한 김혜성은 3주간 자리를 비우면서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3주 만에 돌아왔지만, 본인과 팀 모두에게 아쉬운 부상이었다. 김혜성의 연속 경기 출전 기록도 '379'경기에서 마감됐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한 김혜성은 순조롭게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했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4월 26일 단 하루를 제외하면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는 중이다. 또한 도루 17개를 성공하면서 2년 만의 도루왕 도전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다만 김혜성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나타났다. LG 트윈스 신민재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4월과 5월 각각 7개, 4개의 도루를 만든 신민재는 6월에만 베이스를 7번이나 훔치면서 김혜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대주자나 대수비 역할에 불과했던 신민재였지만, 최근 염경엽 LG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선발 출전 기회가 부쩍 늘어났다. 신민재의 활약이 도루왕 경쟁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홍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일단 경쟁 상대가 있는 건 리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좋은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누가 도루왕일지 그건 장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분명 팔은 안으로 굽는 거니까 우리 팀 선수가 받는 게 좋겠다"며 "김혜성도 지난해 월등히 앞서다가 이제 피치 못할 부상으로 인해서 타이틀을 놓치긴 했으나 부상만 없으면 두 선수 다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변수는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두 선수 모두 부상만 없다면 끝까지 좋은 경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타 팀 선수이긴 하지만 신민재에 대해 언급한 홍원기 감독은 "그런 어려움을 선수가 가장 잘 안다. 백업 선수로서 한 분야에서 특출한 기능을 갖고서 프로에서 오래 살아남는다는 건 매우 큰 인내와 노력,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에 신민재의 어려움을 염경엽 감독님께서도 잘 캐치를 하신 것이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그런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선수도 잘 따라주는 거고 현장에서 지도자분들도 용기나 결단력이 필요할 텐데 그런 부분도 두 선수와 감독님의 합이 잘 맞아서 그런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본다. 김혜성, 신민재, 또 타이틀을 위해서 노력하는 나머지 선수들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홍원기 감독은 팀에서 '스페셜리스트'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OO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부상 선수가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 특출하게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장점을 발휘하는 '뉴페이스'가 나타나면 팀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부상자가 많은 키움으로선 더 이상 부상자가 안 나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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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