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를 대표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가 어느덧 한국 생활 5년차에 접어들었다. 첫 해였던 2019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16승을 수확했다.
그랬던 켈리가 올 시즌 들어 고민에 빠졌다. 성적은 15경기 88⅔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4.26로 표면적으로 봤을 때 막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퍼포먼스에 비하면 기대 이하인 것은 사실이다.
4월 한 달간 6경기 35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한 켈리는 5월 들어 5경기 33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반등하는 듯하다가 다시 부진에 빠졌다. 켈리의 6월 성적은 4경기 20⅔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4.35.
켈리를 지켜보는 코칭스태프도 고민이 많다. 염경엽 LG 감독은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8차전을 앞두고"켈리는 감독, 팀 모두에게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좋아져야 하고 지난해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이 위험해진다"고 밝혔다.
가만히 지켜보던 염경엽 감독이 결국 켈리를 호출했다. 두 차례의 홈 경기, 17일 두산 베어스전과 23일 롯데 자이언츠전 사이에 염 감독과 켈리의 면담이 이뤄졌다.
염 감독은 "웬만하면 켈리와 면담을 안 하려고 했는데, 지지난주에 켈리와 면담을 했다. 플럿코는 잘하는 반면 자신은 못하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마운드에서 쫓기는 게 있어서 머리에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1회부터 '오버'하는 모습도 있다. 원래 켈리가 1회부터 스피드가 나오는 투수가 아닌데, 요즘에는 1회부터 스피드가 나오는 걸 보면 욕심을 내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을 좀 바꿔서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네가 해 왔던 루틴대로 하면 잘할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염경엽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이나 육체적인 문제가 아닌, '멘탈' 문제라고 바라봤다.
염 감독은 "야구가 안 되다 보니까 잘하려는 생각이 머리에 있으니 경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으니 예전에 했던 모습으로 생각을 바꾸라고 했다. '우리는 너를 믿고 결국 우리 팀이 목표한 성적을 달성하려면 네가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하는 거니까 잘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그냥 마운드에서 해야 할 일들, 그동안 해 왔던 일들과 루틴을 잘하면 충분히 좋아질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의 그런 모습이 보였을 때 소통을 통해서 풀어주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자 감독의 역할이니까 분명히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또 외부적으로 교체 등의 얘기가 있었는데 이런 것들도 어쨌든 켈리한테는 심리적으로 압박이 좀 됐을 것이다. 그래서 좀 더 믿음을 주는 게 훨씬 켈리한테 효과적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면담 효과가 곧바로 나타난 것일까, 켈리는 최근 등판이었던 23일 롯데전에서 8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부활의 가능성을 엿봤다.
염 감독도 "켈리도 분명히 이전 경기의 모습을 봤을 때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까지 '에이스'의 완벽한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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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