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팬들이 폭발했다. 구단 메가스토어 앞에서 항의를 벌일 계획이다.
맨유는 2022/23시즌 에릭 턴하흐 감독이 부임한 뒤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다. 리그컵에서 정상에 올라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따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으나 FA컵 결승에서 라이벌 맨시티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1-2 석패하며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 불안한 소식이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매각 건이다. 맨유 대주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지난해 11월 매각을 공식화한 뒤 카타르 왕가와 영국 사업가 짐 래드클리프 등 두 곳과 M&A를 논의하고 있으나 8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논의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새 시즌 맨유 부활의 필요조건으로 여겨지는 수준급 선수 영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자존심을 찾기 위해선 최전방 공격수를 비롯해 중앙 미드필더, 풀백, 골키퍼 등에서 돈을 써 전력 보강을 해야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 매각을 하겠다는 건지, 안하겠다는 건지 도통 알 수 없게 만드는 행보를 펼쳐서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 이적으로 가닥을 잡은 김민재 영입 건만 해도 이달 초까지는 맨유가 데려오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뮌헨이 뒤집기에 성공해 그를 품는 상황이 되고 있다.
맨유 팬들이 분노할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6일 "맨유 팬들이 클럽 메가스토어에서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항의를 계획하고 있다"며 "'더 1958'은 27일 오전 맨유의 새 유니폼 출시에 맞춰 올드트래퍼드 메가스토어에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 1958'은 맨유 선수단이 뮌헨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객 44명 중 선수 8명 포함 23명이 사망한 해인 1958년에서 착안한 서포터 단체 중 한 곳이다.
맨유 구단이 상업적 성공을 위해 새 시즌 유니폼을 내놓을 때 이에 반발하기 위해 시위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데일리메일은 "새 시즌이 7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타르의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타니, 그리고 영국의 억만장자인 래드클리프 경이 맨유 인수를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2005년 인수 뒤 구단에서 10억 파운드(1조7000억원)을 인출한 미국 구단주들은 최종 제안 마감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맨유는 이런 시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예전에 '지지자들이 평화적으로 항의할 권리를 인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유니폼 출시일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1년 중 가장 바쁜 날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새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선다"고 해 '더 1958'이 맨유 팬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날을 고의로 택했다고 평가했다.
글레이저 가문이 답답한 맨유 팬들의 원성을 듣고 하루라도 빨리 구단 매각을 완료할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