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기세등등'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모습이 6월 들어 실종됐다. 투타 모두 하향세가 뚜렷한 가운데 정규리그 개막 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롯데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11차전에서 2-8로 졌다. 2연패에 빠지며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KT에 헌납했다.
롯데는 이날 믿었던 에이스 나균안이 2회초 유강남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천적'인 KT 에이스 고영표를 상대로 얻어낸 선취점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컸다.
하지만 롯데는 이후 8회까지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에이스 나균안까지 5이닝 10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고전하면서 승기를 뺏겼다.
KT는 이날 패배로 시즌 32승 30패를 기록, 5할 승률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3위 NC 다이노스가 2위 LG 트윈스, 5위 두산 베어스가 1위 SSG 랜더스에 패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거나 줄어들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중위권 경쟁 중인 팀들의 패배로 위안을 삼기에는 롯데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NC와는 3경기 차로 벌어졌고 두산에는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롯데는 5월까지 시즌 27승 17패로 승패 마진 '+10'을 벌어놨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는 6월 투타 밸런스가 다소 흔들리더라도 버틸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2일 현재까지 6월 5승 13패로 '-8'을 까먹었다. 월간 승률은 최하위 한화 이글스(7승 10패 1무)보다 좋지 않다. 냉정히 바라보면 최근 페이스와 경기력은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쁘다.
원인은 마운드와 방망이의 동반 부진이다. 롯데의 6월 팀 평균자책점은 5.34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타격도 팀 타율 0.254로 9위를 기록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발투수들이 1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8회, 퀄리티 스타트+ 5회로 선전했지만 불펜 붕괴가 심각했다. 롯데 구원진의 6월 팀 평균자책점은 6.86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점대였다.
시즌 초반 날카로운 구위를 뽐냈던 좌완 김진욱과 베테랑 우완 김상수가 부진에 빠진 가운데 셋업맨 구승민, 마무리 김원중까지 페이스가 꺾였다.
그나마 타자들이 6월 득점권 타율 0.316(152타수 48안타) 2홈런 60타점으로 집중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투수들의 난조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6월 4차례 연장 승부를 모두 패한 것도 후유증이 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일단 팀 6월 부진의 원인을 불펜투수들의 슬럼프에서 찾고 있다. 시즌 초반과 다르게 지친 기색이 느껴진다는 입장이다.
서튼 감독은 "우리가 4~5월 상위권에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불펜투수들이 경기를 굉장히 잘 끝내줬기 때문이다. 우리의 큰 장점이었다"라면서도 "현재도 투수들의 몸 상태와 구위가 좋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멘탈적으로 업 앤 다운이 있는 시기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에서 던지면 금방 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투수들의 반등을 기대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