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기세'를 외치며 상승세를 유지해왔던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개막 후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롯데는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8로 역전패를 당했다. 4연패에 빠진 롯데의 성적은 31승28패(0.525)가 됐돼, 4위 롯데와 5위 두산 베어스의 격차는 1경기 차까지 줄었다.
이날 롯데는 선발투수가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경기 중반까지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타자들도 3회 3점, 6회 2점을 뽑으며 승리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런데 8회가 되면서 경기가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불펜을 가동한 롯데는 8회에만 김진욱-구승민-김원중-김상수까지 무려 네 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한 이닝에 7점을 내주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롯데 입장에서는 '김원중 조기투입'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던 게 가장 뼈아팠다. SSG가 3-5로 따라붙자 롯데는 2사 만루 최주환의 타석에서 구승민 대신 김원중을 호출했다. 이전에도 마무리투수를 일찍 기용해 효과를 봤던 만큼 이번에도 김원중이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지길 바랐다.
롯데의 바람과 달리 김원중은 영점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최주환을 승부했고,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전의산에게는 싹쓸이 2루타를 허용, 단숨에 리드를 빼앗겼다.
결국 김원중은 강진성의 볼넷과 안상현의 1타점 적시타까지 6~9번 타자에게 모두 출루를 허용한 뒤 김상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롯데는 9회 고승민과 전준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며 SSG 마무리투수 서진용을 압박했으나 안치홍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황성빈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패배를 확정했다. 롯데의 연패 탈출 도전이 실패로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5월까지만 해도 27승 17패(0.614)로 SSG, LG 트윈스와 3강 구도를 형성했는데, 6월 들어 선두 경쟁에서 이탈했다. 6월만 놓고 보면 롯데의 성적은 4승 11패(0.267)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승률이 낮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롯데는 지난해의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2022시즌에도 4월 한 달간 14승 1무 9패(0.609)로 2위를 달리다가 5월 성적 9승 17패(0.346)로 주춤했고, 순위가 한 단계씩 내려왔다. 결국 정규시즌을 8위로 마감한 롯데는 5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현재 롯데의 전력이 100%는 아니다. 내야수 노진혁과 정훈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완전체를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없는 가운데서도 시즌이 계속되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아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롯데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제는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는 경기가 많아질수록 팀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중위권 사수도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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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