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내 덕분에 첫승을 땄으니 쇠고기를 사달라고 하려구요."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노시환은 지난 1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팀의 8-4 승리를 견인했다. 지긋지긋했던 아홉수를 끊고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노시환의 활약으로 웃은 건 한화뿐만이 아니었다. 노시환의 1년 후배 한승주는 3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승주는 팀이 5-0으로 앞선 2회말부터 어깨 통증으로 조기강판된 김민우의 뒤를 이어 등판해 롯데 타선을 압도하는 피칭으로 입단 4년차에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노시환은 한승주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 2회초 팀이 승기를 굳히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승주는 넉넉한 리드 속에 부담을 덜고 피칭에 집중할 수 있었고 쾌투를 선보였다.
노시환은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한승주는 초등학교 후배라서 어릴 때부터 봐왔다. 프로 생활도 같이 하게 됐는데 너무 잘하고 있어서 기특하다"며 "부상 없이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해서 시즌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 첫승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또 "한승주가 나에게 밥을 사야 한다. 동생이 계산하게 할 수는 없으니 항상 내가 샀는데 이런 날은 한승주가 사도 괜찮을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쓴 돈이 많으니까 쇠고기를 얻어먹어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실제로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노시환은 한승주를 비롯한 팀 후배들과 친분이 있는 고향팀 롯데 선수들 몇 명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다만 밥값은 이번에도 노시환이 계산했다.
한승주는 이튿날 "내가 (노) 시환이 형에게 밥을 사야 하는 건 일단 다음으로 미뤄졌다. 전날 경기가 끝난 뒤 시환이 형, 다른 선수들과 고기를 먹었는데 밥값 40만 원을 다 내셨다"며 "시환이 형은 같이 밥을 먹으면 절대 후배들이 돈을 못 쓰게 한다"고 선배를 치켜세웠다.
또 "대전으로 돌아가면 이제는 내가 맛있는 밥을 사려고 한다"며 "첫승도 하고 시환이 형이 맛있는 것도 사주셔서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잘 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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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