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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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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기아 타이거즈 |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 24년 만에 처음 맛보는 최하위라는 수모에 기아 타이거즈 선수와 구단, 팬들 모두는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을잔치'는 커녕 꼴찌란 부끄러운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내년 시즌 구상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기아는 올 시즌 전, 상위권을 기록하며 삼성의 독주를 견제할 가장 가능성 있는 팀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더니 결국 팀 역사상 '최다 패의 꼴찌'라는 최악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유남호 감독의 용병술과 지도력이 도마에 올라 시즌 중간에 서정환 감독(감독 대행)으로 교체되는 파도도 한 차례 지나갔고, 네임벨류만으로는 어느 구단에 못지않지만 선수단의 전체적인 조화에 실패하면서 쉽게 납득하지 못 할 만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있는 것.
이런 기아의 현주소를 반영이라도 하듯,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감독 교체에 대한 이런저런 '설'들이 터지고 있다. 서정환 감독 교체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그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정환 현 감독 대행의 연임론 부터 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 장채근 2군 코치가 물망에 올랐는가하면, 얼마전에는 현 삼성 라이온즈의 수석 코치를 맡고 있는 한대화 코치가 유력 후보로 거론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 구단 고위 관계자가 김성근(현 지바 롯데 코디네이터) 감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아 팬들의 차기 감독 선임에 관한 논란은 절정에 달하고 있다.
기아 구단 내에서는 새 감독에 대한 최우선 조건을 '선수들의 정신력을 개조하며 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지도자'에 맞추고 있다. 선수 구성에 문제점이 있다기보다는 선수단을 장악하고 지휘할 감독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김성근 감독을 지목했다는 전언이다.
김성근 감독은 1983년 OB 베어스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 감독직을 맡으면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일정 수준의 팀을 만드는 데는 성공 했지만 한국 시리즈 우승의 '맛'을 보지 못해 '만년 2인자'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이러한 김성근 감독설이 급부상하면서 기아 타이거즈의 홈페이지 팬 커뮤니티에서는 누리꾼들의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갑자기 대세론이 돼버리며 급부상한 김성근 감독의 영입설에 당황하면서도 많은 의견을 개진하며 내년 기아 타이거즈의 미래를 위해 열띤 토론이 한창이다.
아이디 [amatrix3]를 사용하는 오승주씨는 '번트를 비롯한 일본식 야구를 펼치는 김성근 감독은 기아의 팀 컬러와 맞지 않는다.'며 영입을 반대했고, [omejoa]의 김정환씨는 '김성근감독님의 야구는 김인식,김재박,선동렬,김경문감독님의 야구보다 확실한 비교우위입니까? 4년 꼴찌의 롯데는 왜 김성근 감독을 선임하지 않았을까요?'라는 주장을 펼쳐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반대했다.
한편, 아이디 [ydh0999]의 유동희씨는 '김주형 김민철 서동욱 박정태 조태수 고우석 등 가능성 있는 신인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시켜 기아의 미래를 가꿔야 한다.'고 선수 조련 능력이 탁월한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지지했다.
또, [lhu0852]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형운씨도 'LG, 쌍방울 등에서 확실한 자기만의 색깔로 좋은 성적을 냈다.'라면서 흔들리고 있는 기아의 중심을 잡아줄 감독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런 외풍에 휩쓸리지 말고 신중하고 차분하게 검토해 내년시즌 부활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hyund73]의 차동호씨는 '언론과 루머는 팬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좀더 이성적으로 생각해봅시다!'며 팬들이 쉽게 흔들리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팀 역사상 시즌 최다 패에 꼴찌라는 밑바닥을 처음 경험해본 기아. 내년 시즌 벼랑에 떨어졌던 호랑이 군단을 이끌고 올라올 새로운 감독은 누가 될 것인지,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뜨거운 감자로 많은 야구팬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손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