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나쁜엄마'로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이도현이 라미란을 비롯한 배우들의 조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이도현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라미란 분)과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이도현은 극중 영순의 아들이자 서울중앙지검 검사인 최강호 역을 맡았다.
앞서 라미란은 이도현이 맡은 최강호에 대해 "쉽지 않은 연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도현은 "어려웠지만, 그 부분을 감독님과 선배님들, 작가님과 소통하면서 헤쳐나갔다. 혼자서 해내고 싶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도움을 받아야 했다"며 "(최강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그 작업이 힘들었지만 동시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이 힘들었던 걸까. 그는 "초반에는 톤 작업이 힘들었다. 우려했던 부분은 고등학생 시절과 (미주와) 연애하던 시절, 검사가 된 후 그리고 사고가 난 후 등 총 네 가지 버전을 보여주지만, 한 인물을 표현하는 것 아닌가"라며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다행히 촬영 중반부터는 자리잡은 거 같다고 해주셔서 그 때부터는 좀 더 편안하게, 자유로워진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극중 강호는 7살 어린아이와 30대의 검사를 오가는 인물. 이를 보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질문에 이도현은 "연기만으로 차별성을 두기엔 쉽지 않다고 생각해 스타일링 팀과 이야기를 나눠서 어려보일 수 있게끔 일부러 머리를 삐쭉 튀어나오게 했고, 옷도 엄마의 집에 있는 아빠의 옷을 입었다는 콘셉트를 가져가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너무 어린아이처럼 해버리면 오히려 거부감 들 것 같았다. 최대한 어린아이처럼 해보고, 그 다음은 조금 어른스럽게, 중고등학생처럼 톤 작업을 하면서 픽스가 됐다"며 "강호가 교차편집되는 지점이 많아서 절대로 톤이 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서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영순 역의 라미란과는 모자간의 케미, 미주 역의 안은진과는 연인 케미를 선보여야했던 만큼, 준비 과정에도 차이점이 있었을 터. 이도현은 "아무래도 처음에는 감정적인 부분들이 많다보니까 준비를 많이 해갔는데, 제가 어떻게 연기를 할 때 망친다는 걸 잘 아는 편이다. 준비를 많이 할 수록 잘 안되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래도 불안해서 연습을 많이 해갔는데, 아니나다를까 똑같은 실수를 했다. 라미란 선배님은 겉으로 보기엔 대충대충하는 거 같은데, 촬영에 들어가면 바로 돌변하면서 연기를 하시니까 어떻게 연기를 하시는지 궁금증이 생겼다"며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 생각하면서 함께 연습을 했다. 그런데 저와는 다른 방향성의 연기다보니 처음에 그것도 잘 안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했는데, 그게 제 안에 자리를 잡았는지 연기할 때는 열심히 준비하지 않아도 엄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작용을 하는구나 싶더라. 덕분에 후반부로 갈수록 편하게 연기한,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라미란이 해준 조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라미란 선배님과의 첫 촬영이 대학교에 들어가서 친구와 싸운 뒤 경찰서에서 만난 장면이었다. 그날 촬영이 끝나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된 것 같지 않아서 아쉬워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때 선배님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네 놀이터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촬영을 하러 나오는 공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연기를 하고 놀이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야 좀 더 편하게 연기를 하고,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해주신 기억이 있다. 그 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면서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제 욕심 때문에 망가지면 안되니까 새로운 신조가 생겼다. '즐기면서 하면 되겠구나', '잘 안 되더라도 받아들이고 그 순간을 즐겁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은진과의 연기에 대해서는 "누나와는 씬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20대 초반과 그 뒤에 검사가 됐을 때의 온도차를 어떻게 두면 간격이 벌어져보이면서도 '우리의 감정은 중심을 잡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면서 "너무 꽁냥꽁냥한 것보다는 현실성있게 오래된 커플을 그리고 싶어서 그렇게 방향을 잡고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이야기했다.
그와 공개열애 중인 배우 임지연도 '나쁜엄마'를 봤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도현은 "보라고 했는데, 그 친구도 워낙 바쁘다. 촬영을 계속 하고 있다보니 굳이 봤는지 물어보진 않았다"며 "대신 촬영이 끝났던 것, 막방을 했던 건 다 알아서 고생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