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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6강전 보는 듯…이탈리아 반칙 26개→'승부 이겼지만 매너 졌다' [U-20 WC]

기사입력 2023.06.09 08:0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1년 전 맞대결이 떠오르는 경기였다.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처럼 거친 몸싸움을 벌인 이탈리아는 U-20 월드컵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비록 석패했으나 상대의 과격한 반칙에 맞서 강하게 저항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위치한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후반 41분 상대 선수 시모네 파푼디에 왼발 프리킥 결승포를 내주로 1-2로 졌다.

한국은 U-20 월드컵 2회 연속 결승행을 노렸으나 이번 대회에서 전력이 가장 강하다는 이탈리아와 분전 끝에 석패했다.

전반 14분 이탈리아 에이스 체사레 카사데이에게 선제 실점한 한국은 전반 23분 이승원의 페널티킥 골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에 여러 차례 골 찬스를 내준 한국은 후반 막판 프리킥 한 방에 아쉽게 결승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이탈리아는 U-20 월드컵이라는, 어린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무대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태극전사들을 밀고 넘어트려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거칠게 맞부딪혔다. 한국 선수들이 역습을 전개하거나 돌파를 시도하려고 하면 거친 태클은 물론 서슴 없이 유니폼을 잡아당기며 막아세웠다.

전반전에만 한국보다 3배 많은 15개의 파울을 기록했을 정도로 볼 경합 상황에서 거칠게 대응했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머리가 아닌 발을 높게 들며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거나 끝까지 경합하지 않고 밀고, 팔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비매너 플레이를 일삼았다. 후반까지 총 26개의 반칙에 태극전사들이 쓰러졌다.



한국의 동점골 장면도 이탈리아의 반칙에서 나왔다.

배준호가 박스 안에서 공을 잡고 도는 장면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마이타 자노티가 발을 밟았다. 배준호는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으나 아르헨티나 출신 주심은 처음엔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VAR이 없었다면 페널티킥을 얻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VAR이 선언되고 우여곡절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한국이 이번 대회 첫 페널티킥 골을 뽑아냈다.





21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당시에도 거칠게 태클했고, 팔을 썼다. 특히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공격수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팔꿈치로 가격해 김태영의 코뼈를 골절시킨 장면은 아직까지도 한국 팬들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프란체스코 토티는 페널티킥을 얻기 위해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진 것처럼 속여 퇴장을 받기도 했다.



한국은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먹혔지만 설기현의 동점골, 안정환의 역전 골든골이 나오면서 비매너 이탈리아를 이겨냈다. 21년 후 까마득한 후배들은 비록 승부에선 한 골 뒤진 채 90분 혈투를 마감했지만 깔끔한 매너와 좋은 경기력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알렸다. 적어도 상대팀처럼 지저분한 플레이를 일삼지는 않았다.

상대의 비매너 플레이에도 기죽지 않고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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