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9.06 00:56 / 기사수정 2005.09.06 00:56
1996년 창단 이후 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는 작년 챔피언의 위용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올 시즌 꼴찌까지 추락할 궁지에 몰렸다.
현대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용병 서튼만이 4타수 4안타로 분전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이 롯데 투수진의 공을 제대로 공약하지 못하여 2-4로 힘없이 무너져 롯데와의 시리즈 전패로 3연패를 당했다. 현대는 이날 패배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8위 기아에 1게임차로 쫓기게 되었다.
현대 유니콘스의 남은 경기는 10경기. 치열한 꼴찌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 기아와 각각 2경기,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앞으로 잔여경기에서 우천으로 취소되는 경기가 없다면 현대로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23, 24일 홈에서 LG와의 경기가 꼴찌의 행방을 가름할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한 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는 6위 LG와 7위 현대 8위 기아는 승차가 1.5게임에 불과하고 각 팀마다 꼴찌의 수모만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LG 이순철 감독은 감독 데뷔 첫해 꼴찌로 시즌을 마감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기아 서정환 감독대행도 남은 경기 동안 최선을 성적을 거둬야지 내년 감독자리를 어느 정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현대도 작년 디펜딩 챔피언에서 꼴찌로 시즌을 마감하게 되는 치욕을 당하지 원치 않을 것이다. 올 시즌 최연소, 최단기간 안에 프로 통산 6번째로 통산 700승을 달성한 ‘녹색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감독으로선 만약 시즌을 꼴찌로 마감하게 된다면 팬들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고 감독 경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처럼 위의 세 팀은 서로 다른 각각의 이유로 반드시 꼴찌만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시즌 막판까지 그들만의 리그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각 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팬들의 이런 흥미와는 반대로 한 경기 한 경기를 가슴 졸이며 긴장감 속에 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려워졌지만 시즌 막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되었다.
김재박 감독의 지휘 아래 1996년 창단 이후 4번의 우승을 일궈냈고 특히 2003, 2004년 KS 2연패를 위업을 달성한 명가 현대 유니콘스의 위용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팀의 주축선수들의 전력이탈과 부상선수 속출
김재박 감독의 ‘시스템 야구’ 구축으로 특유의 끈끈함과 조직력을 자랑하던 현대의 팀 컬러가 올 시즌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대의 팀 컬러가 사라진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팀의 주축선수들의 전력이탈과 뜻하지 않은 부상선수의 속출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작년 코리안 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오프시즌에서 공수의 핵이었던 팀의 주축선수 심정수와 박진만을 FA로 삼성에 뺏기면서 전력보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의 올 시즌 성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리고 전 두산의 우즈와 롯데의 호세 이후 최고의 용병타자로 인정받았던 브룸바와의 재계약에 실패하여 2004년 팀의 중심 역할을 했던 3명의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었다. 비록 브룸바의 대체용병 서튼이 홈런 1위(30개) 등 공격 전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서튼마저 최근 타격페이스가 하락하고 있고 더구나 서튼 뒤를 받쳐줄 확실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현대 공격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즌 초반 홈런 선두를 달리며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줬던 이숭용의 부진과 부상이 특히 뼈아팠다. 이숭용은 시즌 중반부터 현저하게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쳐져 8월 18일 이후로 출장하지 못하였고 현재는 2군에 내려가 있다. 그리고 하위타선에서 한 몫을 차지했던 채종국도 부상으로 2군에 있어 전체적인 타선의 짜임새가 급격하게 무너져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현대는 팀의 프랜즈차이즈 역할을 했던 심정수, 박진만의 전력이탈로 생긴 구멍을 제대로 보강하지 못하였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 꼽힌다. 그리고 기존의 선수들 역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팀플레이가 사라져 조직력에 크나큰 결점을 낳고 있기 때문에 팀 공격력이 0.256으로 8개 구단 중 롯데와 함께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 되겠다.
‘투수왕국’을 자랑하던 현대의 마운드 붕괴
정민태, 김수경, 정명원, 위재영, 임선동, 조용준 등 최강의 투수들을 배출하며 ‘투수왕국’으로 군림했던 현대 마운드가 올 시즌 붕괴 된 것이 현대 추락의 세 번째 이유이다. 작년부터 급격하게 공의 구위가 떨어져 노쇠화를 보인 팀의 에이스인 정민태가 제 컨디션을 회복 하지 못하며 투수진을 이끌 리더가 없는 것이 결정적인 마운드 붕괴를 가져왔다.
정민태는 올 시즌 초반부터 매 경기에서 뭇매를 맞거나 운이 없어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였고 급기야 5월 중순에는 2군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이후 충분한 휴식을 가지며 제 페이스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94일 만에 지난 8월 15일부터 다시 등판한 5경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민태는 선발 20연승을 기록하는 등 1999년에는 20승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여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금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3패만을 기록하고 있어 계륵의 신세로 전락하였다.
그리고 정민태와 함께 한국 최고의 원투펀치를 구가했던 김수경 역시 올 시즌 중반부터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1군과 2군을 들락날락 거렸다. 올 시즌 7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무기인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무디어져 위력적인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있어 올 시즌 방어율이 무려 5.76을 기록하고 있다.
더군다나 김수경은 고질적인 부상 때문에 8월 14일 이후로 한차례로 등판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올 시즌을 마무리한 상태이다. 정민태, 김수경 뿐만 아니라 작년에 신인상을 받으며 현대 신성으로 떠올랐던 오재영도 2년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어 사실상 현대의 선발진 중에 3명이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투수진의 시름이 깊어짐에 따라 팀 방어율이 4.76기록해 기아, LG와 함께 최약체의 투수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작년 한국시리즈 MVP를 받으며 철벽 마무리를 자랑했던 조용준도 시즌 초중반 불안한 모습으로 팀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팀의 캘러웨이와 황두성을 제외한 팀의 선발진이 일찍 무너져 등판할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위의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현대의 예전의 위용은 올 시즌 볼 수 없게 되었다. 현대가 꼴찌로 주저앉으며 사상 최악의 성적표로 치욕을 당하며 시즌을 마감할지 아니면 내년을 위해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지 김재박 감독의 묘수와 선수들의 마지막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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