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이나영이 먹고 걷고 멍때리기만 하는데, 눈물이 흘러내리다니. 4년 만 연기 복귀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23일 오후, 웨이브 오리지널 '박하경 여행기'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 시사 간담회를 진행했다. 자리에는 이종필 감독, 배우 이나영이 참석했다.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선생님 박하경(이나영 분)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
극중 이나영은 평범한 고등학교 국어선생님 박하경 역으로 분한다. 일상에 지쳐 사라지고 싶은 순간, 박하경은 토요일 딱 하루 여행을 떠난다.
이나영은 지난 2019년 방영된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약 4년 만에 복귀한다. 또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의 드라마 첫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박하경 여행기' 약 100분 분량의 1~4화를 미리 시사했다. 이종필 감독과 이나영은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삶의 다양한 면면들을 보여줬다.
이종필 감독은 "어떤 점에서는 힐링일 수 있겠다"며 "정화되는 것. 맑은 카타르시스를 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웃기고 싶었다. 근데 찍다 보니까 흐름이 이렇게 가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원칙이 있다면, 억지로 해야 하는 건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보시는 분에 따라서 쓸쓸일 수도 있고 따뜻함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찍고 보니까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이런 모양새여도 괜찮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이유 없이 우울할 때도 있고 이유 없이 기쁠 때도 있지 않나. 메시지로 굳이 말씀을 드리면, 여행이라는 도구, 틈을 통해서 이 이야기를 볼 때 '우울한 것도 괜찮아. 기쁜 것도 괜찮아' 말씀드리고 싶다. 공감이 간다면 굉장히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드라마의 본질이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나영은 8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힐링과 공감을 선사한다. 그는 "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희한하게 8편의 시나리오상 울어야 하는 신이 2개밖에 없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를 찍으면서는 계속 눈물이 났다. 마지막에 한예리 씨랑 '잘 지내요' 할 때 눈물 참느라 힘들었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전체적인 느낌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이 작품을 찍을 때 계속 '덜어내자' 했다. 처음에는 멍 때리는 표정, 먹는 것만 잘하면 되겠다 했는데, 오히려 그걸 찍을 때 조차도 '덜어내자. 잘하려고 하지 말자' 하는 게 숙제였었다"라고 털어놨다.
또 이나영은 "캐릭터적으로 정해놓은 규정이 없었다. 그러니까 다른 작품에 비해서 감정적으로 더 동요가 됐던 것 같다. 사람 간의 공감이다 보니까 슬퍼서라기 보다 애틋함이 있었다. 선우정아 씨 눈만 봐도 울컥하고. 환경, 기준이 다른데도 그런 게 많았던 것 같다. 저도 특이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2화에서는 이나영의 '어색한' 춤과 노래를 볼 수 있다. 이는 배우이자 화가, 가수인 백현진의 '빛'이라는 노래다.
이나영은 "연습을 많이 했다. 어색하지만 전 어색함도 좋아하고, 제 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추고 나서 감독님한테 '저 너무 잘 추지 않아요?' 했다. 근데 감독님이 너무 짧게 쓰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그는 "너무 좋아서 연습도 많이 했다. 멍한 얼굴과 아마추어 같은 모습,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봤을 때, 시청자분들이 저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 같이 들어와서 자기만의 어떤 생각들에 빠지게 됐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많이 드렸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4화, 박인환이 출연하는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를 생각했을 때 오는 허무함과 자책과 전체적으로 알 수 없는 감정, 흐르는 눈물을 저는 몇 번 겪어봤다. 슬픔이라고는 얘기할 수 없는 쓸쓸함 같은 게 있었다. 그 신 하나로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욕심을 냈던 신이다"라고 전해 공감을 자아냈다.
한편, '박하경 여행기'는 오는 24일 첫 공개된다.
사진=고아라 기자, 웨이브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