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년간 1조원을 쓴 구단의 핵심 선수들이 우승팀 B팀 선수들을 향해 '가드 오브 아너'를 하는 일을 겪었다.
'1조원 구단' 팬들이 큰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우승으로 결론이 났다. 맨시티는 지난 21일 2위 아스널이 노팅엄 포레스트에 0-1로 패하면서 한 경기를 남겨놓고 승점 81에 그쳐 두 경기 남은 상태에서 승점 85를 기록한 맨시티를 이번 시즌 넘어설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맨시티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서 TV를 보다가 우승을 확정지은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22일 벌어진 첼시전은 맨시티의 우승 잔치가 되고 말았다. 맨시티는 첼시를 1-0으로 이긴 뒤 시상식을 치러 선수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나온 가운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전엔 상대팀 첼시 선수들이 도열해 맨시티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는, 이른 바 가드 오브 아너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가드 오브 아너는 논란에 휩싸일 만했다.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각각 올라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맨시티가 엘링 홀란과 케빈 더 브라위너, 알카이 귄도안, 잭 그릴리시 등 핵심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채 선발 라인업을 꾸렸기 때문이다.
반면 여름과 겨울 등 두 차례 이적시장에서 1조원을 쓴 첼시는 카이 하베르츠, 라힘 스털링, 엔소 페르난데스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나왔다.
결과적으로 첼시의 화려한 멤버들이 맨시티 2군 선수들에게 박수를 친 것이다. 콜 팔머, 리코 루이스, 칼빈 필립스 등이 맨시티 우승 주역이 되면서 박수를 받았다. 게다가 경기도 전반 12분 상대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에 결승포를 얻어맞고 0-1로 패했으니 첼시 팬들 입장에선 굴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영국 언론 더선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첼시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후보 선수들에게 가드 오브 아너라니 창피하다", "펩(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B팀 아닌가"라며 힘든 감정을 드러냈다.
한 팬은 "2007년에도 맨유 우승의 가드 오브 아너를 맡은 팀이 첼시였다. 당시 맨유는 선발로 중국인 공격수 동팡저우를 선발로 내보냈다"는 말로 굴욕감을 한 번에 표현했다.
사진=AF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