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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섭의 반전 시나리오는 '신인타자 3할'

기사입력 2011.06.07 19:57 / 기사수정 2011.06.07 19:5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사실 신인왕 경쟁은 LG 임찬규가 선두주자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신인왕 후보는 누구일까. 단연 삼성 배영섭(25)이다. 시즌 초반에는 이영욱과 플래툰 시스템을 거쳐 출장했으나 어느새 완전히 주전 중견수 겸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7일 현재 49경기 출장, 타율 0.301 2홈런 16타점 24득점 13도루로 나머지 7개 구단 톱타자와 비교했을 때 그리 뒤처지는 부분이 없다.

배영섭은 유신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28번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그러나 1군에 모습을 드러냈던 건 작년 9월 확대 엔트리 때부터였다. 생애 첫 선발 출장의 기억도 남다르다. 작년 9월 3일 대전 한화전. 그날은 구대성의 은퇴 경기였다. 이날의 테마는 당연히 '아듀 구대성'이었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배영섭이었다.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충격 선발 데뷔전을 치른 것. 비록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타율 0.292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가을 마무리훈련에 이어 스프링캠프서 류중일 감독의 눈에 들어 올 시즌 일약 1군 주요 멤버로 자리 잡았다.

류 감독은 "배영섭이 제일 열심히 한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실제 그렇다. 그의 타율 0.301은 팀내 1위이자 전체 10위다. 사실상의 풀타임 1년차지만 동국대 시절부터 배트에 공을 맞히는 것 하나만큼은 탁월하다는 소리를 들은 그는 발도 빨라 '대학야구의 이치로'라고 불리기도.

모든 신인왕 후보가 그렇지만, 배영섭 역시 신인치고 떨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붓는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일반적인 스탠스가 아닌 지그재그 스탠스로 타석에 서는 그는 배트를 반쯤 눕혔다가 펴면서 테이크백에 이어 히팅포인트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정석과는 거리가 먼 동작이지만 그만큼 스윙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타구를 그라운드 안으로 날려보내는 건 전혀 무리가 없다. 전체적으로 마치 장작 패듯 타구를 후려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우타자이면서 우측 방향의 타구 비율이 무려 61.1%라는 것도 눈에 띈다. 그만큼 결대로 타구를 잘 밀어친다는 뜻이다. 톱타자로 나서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른 밀어치기는 매우 중요한데, 이 점에서도 만점 활약이다. 배트 컨트롤도 어느 정도 수준급이라는 뜻이다. 과거 삼성 수석코치 시절 삼성 타자들을 오랫동안 지도해 온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아예 "또래의 삼성 타자들과는 수준이 다르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현재 신인왕 구도는 단연 임찬규가 앞서 있다. 25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5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이라는 수준급 성적이다. 블론 세이브도 한 차례 있었으나 박빙 승부서 LG 승리를 여러 차례 이끌며 순도 면에서 배영섭보다 다소 앞선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배영섭이 신인왕 구도를 역전하기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역시 신인타자 3할이다.  

신인 타자 3할은 1998년 강동우(당시 삼성) 이후 13년째 나오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점점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신인 타자가 3할은 고사하고 1군 규정 타석을 채우기조차 버거운 게 현실이다. 신인 투수보다 신인 타자의 1군 진입 장벽이 더욱 높다. 그러나 배영섭은 올 시즌 초반부터 착실히 출장하며 현재 규정 타석 3할을 채우고 있다.

그래서 배영섭의 가치가 더욱 높다. 당장 1경기만 부진해도 2할대로 내려갈 타율이지만, 올 시즌 3경기 연속 무안타는 고작 2차례뿐이었고 멀티 히트는 무려 15차례로 나름대로 꾸준함과 폭발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발이 빨라 내야안타도 8개로 전체 4위다. 신인에겐 한여름 체력관리와 집중 견제가 늘 따라붙는 꼬리표이지만, 현 시점에서 배영섭에게 13년간 대가 끊긴 신인 규정타석 3할을 기대해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배영섭이 그걸 해낸다면 신인왕 구도도 일거에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배영섭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더 늘었다. 

[사진=배영섭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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