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명희숙 기자) 배우 이도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부터 지난 26일 첫 방송된 JTBC '나쁜엄마'까지, 장르를 아우르는 연기로 그야말로 이도현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도현은 몰입도 높은 연기를 바탕으로 탁월한 완급 조절, 빈틈없는 캐릭터 소화력까지 선보이며 극을 이끌어가는 힘을 증명했다.
앞서 이도현은 '더 글로리'에서 반전의 두 얼굴을 그려내 호평받았다. 문동은(송혜교 분)의 절대적인 조력자 주여정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 냉온(冷溫)을 오가는 감정 연기로 극을 쥐락펴락한 것. 이도현은 따뜻한 미소로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시키다가도, 한순간 서늘해진 눈빛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했다. 마치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힘을 가진 이도현의 섬세한 열연은 문동은과 주여정의 '복수의 여정'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맹렬하게 치닫는 복수극 속, 이도현은 애틋한 멜로 연기로 '다정한 미친놈' 캐릭터를 완성하기도 했다. 특히 문동은에게 "망나니는 어명의 이유를 묻지 않아요"라며 절대적인 연대를 약속하는 장면에서는 이도현의 다정한 '로맨스 눈빛'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스릴러에 달콤쌉싸름한 로맨스까지 녹여내며 다채로운 변주를 선보인 이도현. 서사를 힘 있게 이끌어가는 연기 스펙트럼으로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입증했다.
이어 이도현은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나쁜엄마'에서도 고등학생과 냉혈 검사를 오가는 폭넓은 소화력을 자랑했다. 이도현이 연기한 최강호는 아버지 최해식(조진웅)의 억울한 죽음 이후, 모질게 변한 어머니 진영순(라미란)으로 인해 오로지 성공에만 몰두하게 된 캐릭터다. 엄마의 혹독한 가르침에도 말 한마디 얹지 못하는 '착한 아들' 최강호는 그저 무색무취 같은 인물일 뿐이었다.
하지만 소꿉친구 이미주(안은진)의 교통사고를 목격해 수능을 보지 못한 최강호는 자신을 죽일 듯 다그치는 엄마의 모습에 결국 울분을 터트렸다. 이도현은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뜨거운 눈물로 최강호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전달, 격동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 고등학생 최강호의 서사에 몰입도를 높였다.
검사의 꿈을 이룬 최강호는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된 송우벽(최무성)과 긴밀한 사이를 유지해 보는 이들의 진땀을 유발했다. 성공과 명예를 이루기 위해서 송우벽의 양아들을 자처하는 충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기도. 이도현의 냉철한 눈빛과 단호한 표정, 흔들림 없는 호흡은 흑화한 최강호의 비정한 면면을 표현하기 충분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 검사' 최강호에 완벽히 동화된 이도현의 '물아일체'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선사했다.
이렇듯 이도현은 매 작품마다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며 '인생캐'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2화까지 방송된 '나쁜엄마'에서는 최강호가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는 엔딩이 그려진 상황.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 속에서 이도현이 또 어떤 연기로 스토리를 이끌어갈지 기대가 쏠린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넷플릭스, JTBC
명희숙 기자 aud666@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