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가 수장 없이 돌풍의 팀 대전 하나시티즌을 만난다.
마치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처럼 전북은 김두현 수석코치의 역할에 명운이 달렸다.
전북과 대전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전북은 3승 1무 4패, 승점 10으로 7위, 대전은 4승 2무 2패, 승점 14로 4위다. 두 팀은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에 K리그1에서 붙는다.
전북은 직전 제주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하며 3승 1무 4패(승점 10)으로 7위에 올랐다. 제주를 이겨 한 숨 돌리긴 했지만 제주전 직전 2연패로 김상식 감독이 팬들의 십자포화를 얻어맞고 있다.
제주전도 이기긴 했지만 외국인 공격수 하파 실바의 경고 누적 퇴장, 그리고 김상식 감독의 퇴장으로 공격과 벤치에 모두 공백이 발생했다.
대전은 승격팀이지만 4승 2무 2패(승점 14)를 기록하며 4위를 달리는 중이다. 8경기 16골로 울산, 서울과 함께 리그 득점 1위다.
그런 대전전 앞두고 김상식 감독이 두 경기 출장 정지 징계로 당해 대전전부터 김두현 수석코치가 벤치에 앉아 팀을 지휘한다.
지난 시즌까지는 퇴장당한 감독이더라도 경기 당일 선수단과 같이 출근해 경기 전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선수들에 지시하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2023시즌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규정을 개정해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지도자가 라커룸에 출입하거나 기자회견, 인터뷰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기로 했다. 감독 공식 기자회견의 경우 감독이 출장정지 중이라면 그 업무대행자가 참석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사례를 확인하면 된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당시 경기 종료 직전 한국의 코너킥 기회가 있었으나, 당시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경기를 그대로 종료시켰고 선수단이 항의를 시작하자 벤투 감독이 달려가 선수들 대신 항의했고 곧바로 퇴장당했다.
경기 종료 후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이어진 포르투갈과의 3차전 때도 코스타 코치가 경기 전후 기자회견 및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벤투 감독은 VIP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코스타 코치는 포르투갈전에서 부상으로 계속 결장하던 황희찬의 후반 조기 투입을 결정했고, 그의 결단은 황희찬의 후반 추가시간 역전 결승포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전북은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연승'으로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코스타 코치처럼 김 코치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제주전 이후 김 코치는 "매경기 결승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일관성 있게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코치는 2006년 K리그1 MVP를 수상했고, 이후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을 통해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에 진출, 이후 팀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2020년 수원 삼성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다가 이듬해 김상식 감독 부름을 받고 선수 시절 뛰어본 적 없는 전북에 둥지를 틀었다. 연승으로 반등할지, 아니면 다시 내리막길을 갈지 갈림길에서 김 코치의 벤치 용병술이 주목받게 됐다.
한편 대전은 전북 원정에서 센터백 안톤이 돌아와 전북과 달리 전력 보강이 가능하게 됐다. 다시 수비 조직을 정비하고 전북 원정에서 돌풍을 이어 나갈지 주목된다.
양 팀의 전주성 전적은 의외로 박빙이다. 9승 11무 7패로 전북이 근소 우위다. 전북의 가장 최근 대전전 홈 패배는 지난 2012시즌 25라운드 맞대결로 당시 벨기에 공격수 케빈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