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눈 앞에 둔 가운데, 그가 현 소속팀 나폴리에 오게 된 뒷얘기가 공개됐다.
그를 두고 말이 많은 바이아웃 조항을 나폴리가 수락한 것이 결정적인 이적 배경으로 드러났다.
김민재는 24일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 세리에A 31라운드 유벤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나폴리의 1-0 승리에 공헌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78을 찍은 나폴리는 2위 라치오(승점 61)와의 격차를 17점으로 벌렸다. 남은 7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면 자력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이르면 이달 내 우승도 가능하다. 오는 29일 오후 10시 살레르니타나전에서 이기고, 30일 오후 7시30분 인터 밀란-라치오전에서 라치오가 지면 33년 만의 우승이 바로 확정된다.
이번 시즌 세리에A가 6월4일 끝나지만 김민재는 4월에 일찌감치 정상 등극을 이루는 것이다.
나폴리의 쾌속 질주에 김민재 이적이 큰 원동력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여름 칼리두 쿨리발리라는 걸출한 센터백을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이적시장을 뒤집 끝에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뛰던 김민재를 발굴해 이적료 200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김민재는 쿨리발리 공백을 말끔히 지웠고, 지금은 약 800억원 가량의 가치를 누리는 선수가 됐다.
23일 '투토 나폴리'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의 치로 베네라토 기자는 김민재가 나폴리행을 결심한 결정적인 배경이 바이아웃이었음을 설명했다.
베네라토는 "만약 바이아웃이 없었다면 김민재는 프랑스 렌으로 갔을 것"이라며 "김민재는 이미 렌에서 메디컬 체크까지 받은 상태였다. 그의 대리인도 김민재가 프랑스로 간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결국 나폴리는 김민재 측이 내걸었던 바이아웃 조항을 받아들여야 그를 영입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철학에 반하는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베네라토는 "그게 없었다면 김민재는 그대로 렌과 계약했을 것이다. 렌 역시 김민재 측이 요구한 바이아웃 삽입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안 지운톨리 나폴리 단장과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이 라우렌티스 회장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물론 김민재의 설명은 다르다. 그는 나폴리 입단 직후 "나폴리가 부르길래 큰 고민하지 않고 갔다"며 이탈리아 명문 구단의 러브콜을 자신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결단의 결과는 달콤했다.
나폴리는 예상을 뒤엎고 세리에A 조기 우승에 거의 다가섰다. 물론 700억~1000억으로 추산되는 바이아웃 조항 때문에 김민재를 1년 만에 잃게 될 위기를 맞은 것도 사실이다.
사진=로이터, AFP, AP/연합뉴스, 아미르 라흐마니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