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박지민이 '리턴 투 서울' 속 프레디를 연기한 감정을 밝혔다.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리턴 투 서울'(감독 데이비 추)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데이비 추 감독과 배우 박지민, 오광록이 자리했다.
'리턴 투 서울'은 우연히 자신이 태어난 서울로 리턴한 25세 프레디가 어쩌다 한국 부모를 찾으면서 시작된 어쩌면 운명적인 여정을 담은 영화로 프랑스 태생 캄보디아인 감독 데이비 추가 연출을 맡았다.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그림·조각·설치 등의 미술 작업을 펼치는 한국계 이민 2세인 박지민이 프레디를 맡았으며, 배우 오광록과 김선영이 각각 프레디의 한국 아버지와 고모를 연기했다.
이날 '리턴 투 서울'을 통해 첫 영화 데뷔를 마친 비주얼 아트 디자이너 박지민은 "제가 좋은 연기자가 아니라 많은 걸 본능에 맡겨야 했다"며 "상상력과 개인적인 삶의 요소들을 다 합쳐서 감정 표현을 했던 것 같다"며 연기 도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박지민은 "초등학교2학년 때 프랑스로 이민을 갔는데 이민 후 힘들었던 기억들, '내 집이 어딘가'라는 답을 찾지 못하던 일들을 생각했다. 스스로를 한국인도 프랑스인도 아닌 짬뽕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감정을 사용해 저만의 색을 표현했다"며 극 중 프레디를 만든 과정을 전했다.
'리턴 투 서울'은 거의 모든 촬영이 한국에서 이뤄진 영화지만, 현장에는 프랑스어를 쓰는 감독 데이비 추부터 한국인 배우들과 스태프, 프랑스·독일·벨기에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스태프가 함께한 영화다.
박지민은 이를 회상하며 "저는 불어와 한국어를 알아듣는데 현장에선 영어로 소통을 많이했다. 어쩔 땐 아무리 통역사 분들이 있어도 모국어가 아니면 감정 전달이 힘들기도 하고 촉박한 시간에 모든 걸 통역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기도 했다"며 "정말 '이게 지옥이구나' 싶었다. 데이비 추가 이야기를 해도 현장 사람들이 아무도 말을 못 알아들었던 해프닝이 많았다"며 남다른 촬영기를 전했다.
그는 "옆에서 그걸 보고 있으니 웃기더라. 데이비 추는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전 재밌었다. 그리고 많이 배웠다"며 현장을 함께했던 오광록, 김신영 등의 배우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색달랐던 건 박지민의 에피소드 뿐 만이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서사와 연출에 오광록은 "정말 놀라웠다. 극 중 프레디의 시간들의 과정 속 클로즈업 되는 장면들, 프레디가 술에 마셔서 길바닥에 쓰러진 장면 등 통편집 된 것 같은 연출들이 너무나 현대미술 같았고 놀라웠다. 그런 부분이 이 영화의 훨씬 더 좋은 생동감과 힘을 주지 않았나 싶다"며 낯선 매력이 담긴 '리턴 투 서울'을 덧붙였다.
이어 오광록은 "자식을 버린 생부 입장에서 자식을 다시 만나게 되는 인물로 포화상태인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이다"라며 자신이 연기한 프레디의 생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을 조심스레 꺼내면서도 상대 감정의 상태에 귀 기울여 집중하는 상태를 연기했다. 생각나는 장면은 중에 할머니가 프레디를 위해 기도하는 장면인데, 대본에는 정확한 디렉션이 없었다. 하지만 전 죄스러움에 같이 기도를 못 할 것 같더라. 감독에게 기도를 못할 것 같으니 눈을 뜨고 있겠다고 했다. 그런 상태들을 고민하고 찾아갔다. 되게 먹먹했지만 진솔하고 싶었다"고 노력도 전했다.
데이비 추는 "비한국인 감독으로써의 고민을 친절하게 들어주신 한국인 스태프들께 감사하고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오광록은 영화를 풍부하게 만들어주셨다. 군산 사투리를 넣자고도 해 주시고 아버지의 깊은 감정을 침묵을 통해 표현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김선영 배우도 인간적인 모습과 유머감각으로 영화를 밝게 해주셔 감사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데이비 추는 "이 영화는 얼굴에 대한 영화"라며 '리턴 투 서울'에 담은 감정을 밝혔다.
영화 대부분을 차지한 인물의 클로즈업에는 표정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담겨있다. 그는 이에 대해 "특히 지민은 연기 경험이 없어서 리허설과 즉흥연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전문연기자가 아니라면 카메라라는 존재와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한데 지민은 얼굴을 클로즈업할 수록 카메라에 내면의 감정을 폭발시키더라"라며 영화에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 추는 "전 프랑스 태생이지만 캄보디아로 가신 부모님의 2세로 캄보디아에 이끌리는 게 '얼굴'이었다. 저와 닮았지만 저와 다른 삶을 사는 캄보디아인의 얼굴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영화에서도 한국인 테나와 프랑스인 프레디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강조하며 닮았지만 대조된 정체성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비한국인'인 데이비 추 감독이 담은 한국과 입양인 '프레디'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리턴 투 서울'은 5월 3일 개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엣나인필름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