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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마운드 트렌드… '좌향좌에서 우향우'

기사입력 2011.05.30 04:43 / 기사수정 2011.05.30 04:4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다.

2000년대 중반 국내 마운드는 손민한(롯데) 배영수(삼성) 박명환(LG) 등 우완 에이스 빅3가 이끌었다. 그러나 2006년 괴물 좌완 류현진(한화)의 데뷔를 시작으로 이듬해 김광현(SK)의 등장으로 국내 마운드는 좌완 투수 천하가 됐으며 양현종(KIA) 차우찬(삼성)마저 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하면서 우완 투수는 설 자리가 좁아졌었다. 그런데 올 시즌을 기점으로 다시 우완 투수가 마운드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 2010 좌향좌

투수를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인 다승과 평균자책점만 봐도 쉽게 표시가 난다. 작년 다승 부문 1위는 17승을 따낸 김광현이었으며 류현진과 양현종이 16승으로 뒤를 이었다. 장원삼(삼성) 장원준(롯데) 봉중근(LG)도 각각 13승, 12승 10승을 채우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다승 10걸 내 왼손 투수가 6명이었다. 평균자책점에서도 1.82의 류현진과 2.37의 김광현이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3.46의 장원삼, 3.58의 봉중근이 6,7위를 차지했고 4.25의 양현종도 10위에 턱걸이했다.

반면 오른손 투수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카도쿠라(전 SK)와 히메네스(전 두산) 사도스키(롯데)등이 두각을 드러냈고 유턴파 서재응(KIA) 김선우(두산) 송승준(롯데) 정도가 그럭저럭 제 몫을 해냈다. 각 팀은 왼손 선발 투수를 원투펀치로 기용했고, 타자들의 타도의 대상도 오로지 정상급 왼손 선발 투수 격파였다.



▲ 2011 우향우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다시 오른손 투수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김선우와 윤석민의 변신 속에 니퍼트(두산) 로페즈(KIA) 글로버(SK)등의 에이스 모드에 타자들의 기가 죽어나고 있다. 배영수도 부활에 성공했고 사이드암 박현준(LG)의 돌풍도 오른손 투수 붐에 한 몫을 했다. 역사상 최고 마무리로도 손색이 없는 오승환(삼성)의 부활도 오른손 투수 강세 모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7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는 박현준과 5승으로 2위 그룹을 형성한 윤석민 글로버는 모두 오른손 투수. 올 시즌 다승 10걸 중 7명이 오른손잡이다. 좌완 중에서는 장원준 류현진 양현종이 각각 5승과 4승으로 겨우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평균자책점으로 눈을 돌려도 우완 강세가 눈에 띈다. 상위 10걸 중 차우찬 장원준 트레비스(KIA) 주키치(LG)가 각각 6,8,9,10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을 뿐 1.94로 선두를 달리는 김선우나 2.35의 글로버, 2.57의 니퍼트 카도쿠라(삼성)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류현진은 시즌 초반 부진을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한 모양새이고, 김광현과 양현종도 들쭉날쭉한 투구로 작년만 못한 모습이다. 장원삼도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봉중근은 아예 수술을 결정했다. 차우찬마저 5월 들어 들쭉 날쭉하다. 그나마 5승 1패 평균자책점 3.05의 장원준이 소리 없이 왼손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고 트레비스 주키치가 토종 좌완들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토종 왼손 투수들이 리그를 주름잡으면서 피로가 많이 쌓였다. 최근 국제 대회조차 한국은 왼손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거기에다 많이 던진 만큼 상대적으로 분석도 많이 당했다. 수준 높은 국내 타자들이 반격을 하고 있는 게 사실. 그 사이 몇몇을 제외한 각팀 오른손 외국인 투수가 비교적 제 몫을 해주고 있고, 토종 오른손 선발 투수들이 힘을 내면서 마운드 지형도가 좌향좌에서 우향우로 바뀌고 있다. 유행과 흐름은 돌고 도는 법이다. 몇 년 후에는 다시 왼손 투수가 리그를 지배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2011년 한국 마운드는 오른손 투수가 점령하고 있다. 

[사진=김선우 박현준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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